스레드 출시 7시간만 천만 돌파…인스타그램 연동은 '양날의 검'(상보)
저커버그, 트위터와 '정면승부' 자신감…개인정보 규제로 유럽 출시는 보류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메타가 자체 개발한 텍스트 기반 소셜미디어 '스레드'(Threads)가 6일 출시된 가운데 불과 반나절 만에 1000만 사용자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인스타그램 계정과 연동해 빠르게 사용자수를 불렸지만 개인정보 보호에 민감한 소비자들도 있어 이같은 정책은 '양날의 검'이 될 전망이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스래드는 한국시간 이날 오전 8시 한국을 포함한 100개국 애플·안드로이드 앱스토어에서 동시에 출시됐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스레드 게시물을 통해 "7시간 만에 1000만명이 가입했다"고 밝혔다.
트위터 계정에는 스파이더맨 끼리 대결하는 사진을 올렸다. 성격이 비슷한 트위터와 기꺼이 정면 승부를 벌이겠다는 의지를 재치있게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저커버그가 트위터에 게시물을 올린 건 10년 만이다.
스레드는 게시물 1개당 글자수를 500자 이내로 제한해 텍스트 위주의 소통에 주력했다. 첨부 사진은 5장, 동영상은 5분을 넘기면 안 되며 사용자간 쪽지 기능은 탑재되지 않았다. 스레드는 "이번에는 대화에 주력했다"며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표현할 수 있는 긍정적이고 창의적인 공간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저커버그도 스레드 게시글을 통해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10억명 이상의 이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개적인 대화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트위터는 이를 실현할 기회가 과거에 있었지만 그렇지 못했다"며 "스레드는 꼭 그렇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스레드는 기존 인스타그램 계정과 자동으로 연동돼 가입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일일이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었다. 실제로 이날 스레드앱에 접속해 보니 인스타그램 프로필(인물소개) 사진과 소개글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었다. 신생앱답지 않은 높은 호환성은 스레드를 개발한 메타가 인스타그램을 소유했기에 가능했다. 한국어 서비스도 인스타그램처럼 매끄러웠다.
빌보드, 넷플릭스, HBO, 버라이어티 등 트렌드에 민감한 미국 대중문화 브랜드들은 스레드 출시 1시간 만에 공식 계정을 만들었다. 이후 워싱턴포스트(WP), 이코노미스트 등 언론도 계정을 개설했다. 제니퍼 로페즈, 킴 카다시안, 휴 잭맨, 잭 블랙 등 유명 연예계 인사들도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저커버그는 이날 직접 사용자들과 답장을 주고 받으며 개업식 행사를 제대로 치렀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의 '현피'(온라인에서 벗어나 현실 싸움을 벌인다는 은어)를 위해 자신의 훈련을 돕겠다고 약속한 미국 종합격투기(UFC) 선수 존 존스에게 "1라운드가 순조롭게 시작됐다"고 전했다.
◇출시 전날 메타 주가 2.9% 상승…'20억' 인스타 덕분에 '트위터 킬러'란 평가
한동안 뜸했던 대형 소셜미디어의 출현에 투자자 반응도 뜨거웠다. 5일 테크주 위주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0.18% 하락했지만, 메타플랫폼은 스레드 출시에 따른 기대감에 힘입어 2.9% 상승했다. 재무분석 전문가 대니 휴슨은 "스레드가 '트위터 킬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투자자들을 흥분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트위터처럼 글자수를 엄격히 제한한 '마이크로블로그'형 소셜미디어앱은 스레드 출시 이전에도 여러번 있었다. 마스토돈, 포스트, 트루스 소셜, T2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트위터로부터 마이크로블로그 시장을 나눠 가지려 했지만 신생 스타트업인 탓에 사용자수 확보에 한계를 드러냈다.
반면 인스타그램을 통해 잠재적 사용자층을 등에 업은 스레드는 진정한 '트위터 대항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스타그램 이용자수는 20억명으로 트위터(2억5000만명)에 비해 10배나 많다. 인스타그램 이용자 10명 중 1명만 스레드를 사용해도 순식간에 트위터를 추월할 수 있다.
메타도 지난 1월부터 다분히 트위터를 겨냥해 스레드를 개발했다. 크리스 콕스 메타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지난달 직원 모임에서 스레드를 두고 "트위터에 대한 우리의 대응"이라고 규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정연동 제한' EU법에 유럽 출시 보류…무분별한 개인정보 노출 우려도
한편 이날 예정된 스레드 유럽 출시는 잠정 보류됐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아일랜드, 벨기에 등 유럽연합(EU) 회원국 앱스토어에는 이날 스레드가 등록돼 있지 않다. 5일 블룸버그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메타가 EU 디지털시장법(DMA)과 관련한 추가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EU 집행위원회가 소셜미디어 업계와 관련 규정을 논의 중이며 오는 9월 보다 많은 지침이 나올 것 같다고 전했다. DMA는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는 EU 법률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플랫폼 기업을 '게이트 키퍼'로 지정해 사용자 개인정보를 공유하거나 자사 서비스에 우선권을 부여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한다.
스레드가 계정 연동을 통해 인스타그램 사용자 개인정보를 그대로 넘겨 받도록 설정해둔 게 시장 지배력을 행사한 행위로 해석됐을 가능성이 높다. 메타는 스스로를 DMA 규정에 따라 '게이트 키퍼'로 지정한 바 있다.
실제로 이날 일부 트위터 사용자들은 메타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이 지나치게 느슨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스레드는 메타에서 운영한다"면서 "자신의 실명이나 플레이 중인 게임이 유출될 수 있고, 직장 상사가 친구 목록에 포함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메타는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EU에서 싫어하는 회사란 인상도 있어서 가입하기 꺼려진다"고 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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