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 “심장박동기 수명 10년, 차기작 불투명” 고백에 이상윤 눈물

배우 신구(87)가 심부전증 투병에 대해 털어놓으며 차기작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고백했다. 함께 연극 ‘라스트세션’에 출연하는 배우 이상윤은 신구와 계속 함께 연기하고 싶다며 눈물을 보였다.

5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특집으로 꾸며져 신구가 자신의 건강에 대해 털어놓는 모습이 담겼다. 신구는 “운동을 즐겼다. 그렇게 자신하고 술도 그렇게 마셨다”며 “지난해 심부전증이라는 병이 왔다”고 말했다.

신구는 “응급실 가서 진찰해보니까 이상있다더라. 심장이 정상적으로 뛰지 않고 천천히 뛰고, 그냥 놔두면 뇌졸중이 된다더라. 산소 공급이 부족해서”라며 “지금 박동 수를 조절해주는 심장 박동기를 찼다. 심장이 천천히 뛰면 인공 심박동기가 자극을 줘서 정상으로 뛰게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구는 “(인공 심박동기 수명이) 8~10년 쯤 간다고 한다”며 “그때 쯤 나는 없을테니까. 충분하다”고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건강 문제는 차기작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신구는 “요즘 고민이 다음 작품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 나이에 소화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의심이 든다”며 “확답을 못해주고 있다. ‘하면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지만, ‘넌 안 돼.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래?’라는 생각 역시 하루에 몇 번씩 왔다갔다 한다”고 솔직히 전했다.

하지만 연기에 욕심을 완전히 내려놓지는 못했다고. 그는 “숨 쉬고 있고 내가 살아 있고 해야 될 일은 그거고 할 줄 아는 건 그거 밖에 없고 당연히 해야 되는 일인데. 그렇지 못하니까 아쉽기도 하고 하고 싶은 작품을 남겨놓는다는 게 꺼림칙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더불어 “연극이 어떤 사람에게는 종교다. 수행이다. 그런데 나한테는 ‘수행하는 과정이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면서 “오직 연극이 살아가는 동아줄이라고 생각하고 이게 썩어 있는 건지 끊어지는지도 모르고 그것만 잡고 평생을 지냈다. 끊어지지 않고 지금까지 매달려 있으니까 다행이다 싶고 고맙다”며 연극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후회되는 일이 있냐’는 질문에 신구는 “취미가 너무 없다. 그걸 좀 다양하게 즐기면서 살았으면 좋았겠다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이 속에서만 살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는 이와 함께 연극 ‘라스트세션’에서 신구와 함께 공연하는 이상윤의 영상 편지도 담겼다. 이상윤은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신구가 급성 심부전증 진단을 받은 후 관객들과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무대에 올랐다며 걱정을 내비쳤다.

영상 편지에서 이상윤은 눈물을 흘리며 “저도 계속 선생님과 같이 작품 하면서 무대에서 호흡하고 싶다. 박동기 건전지 교체할 때까지는 무조건 건강하게 계셔야 한다. 꼭 약속해달라”고 고백했다.

한편 연극 ‘라스트 세션’은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20세기를 대표하는 무신론자이자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나니아 연대기’의 작가이자 신학자인 C.S. 루이스가 벌이는 가상의 논쟁을 그린 2인극이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