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총리·외교수장 나서 '고노담화' 당사자 예우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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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인사들을 이끌고 중국을 찾은 고노 요헤이(86) 전 일본 중의원 의장을 중국 정부가 특별히 예우해 눈길을 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중국 외교라인 1인자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이 6일 현직 일본국제무역촉진협회(이하 일본 무역협회) 회장 자격으로 방중한 고노 전 의장과 회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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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재계 인사들을 이끌고 중국을 찾은 고노 요헤이(86) 전 일본 중의원 의장을 중국 정부가 특별히 예우해 눈길을 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중국 외교라인 1인자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이 6일 현직 일본국제무역촉진협회(이하 일본 무역협회) 회장 자격으로 방중한 고노 전 의장과 회동했다.
왕 위원은 일부 일본 인사가 '대만 유사(有事·전쟁이나 재해 등 긴급상황이 벌어지는 것)는 일본 유사'라고 주장했다고 소개하며 "이는 터무니없고 위험하므로 일본 각계각층이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 위원은 이어 "고노 선생과 일본 무역협회가 좋은 전통을 함양하고, 협력에 대한 믿음을 견고히 하고, 디커플링(산업망이나 공급망에서 특정국 배제)과 망 단절에 반대하며 중일 관계의 개선과 발전에 새로운 공헌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부연했다.
5일에는 중국의 2인자인 리창 국무원 총리가 고노 전 의장을 만나 "중국은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확고히 추진하고 일본 기업의 대중국 투자 및 협력 확대를 변함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4일에는 왕원타오 상무부장이 고노 전 의장과 그와 함께 중국을 찾은 약 80명의 대기업 임원 등 재계 인사들과 회동했다.
사흘간 중국의 총리와 외교 1인자, 주요 경제 각료가 잇달아 고노 전 의장을 만난 것이다.
우선 중·일 정부 간 관계가 껄끄럽지만 고노 전 의장이 경제인들을 대거 이끌고 온 만큼 '정랭경온(정치적으로는 냉담하고, 경제적으로는 유화적인)' 기조하에 일본 기업들의 중국 투자를 환영하는 메시지를 내는 차원에서 이런 특별한 대접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특별대우'에는 고노 전 의장 개인과 관련한 요소도 없지 않아 보인다.
관방장관 시절인 1993년 군 위안부 제도 운영에 일본군과 관헌이 관여한 사실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 담화'를 발표한 고노 전 의장은 한국은 물론 중국에서도 '양식 있는 정치인'의 이미지로 각인돼 있다.
일본 집권 자민당 출신 인사이면서도 역사 인식과 대주변국 외교 문제에서 현재 '여당 내 야당 인사'라 할 수 있는 고노는 과거에도 중일 양국의 정부 간 관계가 껄끄러울 때 중국을 방문해 양국 관계의 윤활유 내지 완충재 역할을 하곤 했다.
그는 아베 신조(安倍晋三·1954∼2022) 정권 때인 2013, 2014, 2015년을 포함해 여러 차례 무역협회장 자격으로 중국을 찾은 바 있다.
중국으로선 기시다 후미오 현 일본 총리가 미국과의 관계 강화에 전념하고 중국에는 대체로 각을 세우는 상황에서 집권 자민당 원로 중에 주변국과의 원만한 관계를 특히 강조해온 고노 전 의장을 적극 활용하려 하는 모양새다.
즉, 중국 측과 '말이 통하는' 고노 전 의장이 일본 조야에서 대중국 정책 변화를 촉구하는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의 이번 방중 때 특별한 예우를 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고노 전 의장은 외무상, 방위상을 지내고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고노 다로 디지털상의 부친이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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