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열풍 주춤…월 사용자 첫 감소
6월 트래픽 10% 줄어
지난해 공개돼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열풍을 불러온 오픈AI의 챗GPT가 출시 이후 월간 사용자가 처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시간) 트래픽 분석 서비스 시밀러웹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간 챗GPT 웹사이트 트래픽이 전달보다 9.7% 감소했다.
지난해 11월 챗GPT가 출시된 이후 월 기준으로 트래픽과 순방문자 수, 이용 시간 등이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챗GPT가 탑재된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검색엔진 빙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도 38% 감소했다. 데이터 분석 기업 센서타워에 따르면 6월 미국에서 아이폰으로 챗GPT를 내려받은 횟수도 전월 대비 38% 줄었다.
시밀러웹은 챗GPT 이용자가 줄어든 것은 이제 'AI 챗봇'의 신선함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챗GPT를 경험해본 사람이 늘고 경쟁 제품도 많아지면서 AI 챗봇 자체가 대단하게 느껴지지 않게 된 것이다. 시밀러웹은 챗봇이 가치를 스스로 입증해야 할 때라고 평가했다.
챗봇이 탑재된 검색엔진도 기대보다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6월 구글의 검색엔진 시장 점유율은 92%를 넘으며 작년 같은 기간보다 상승했다. 챗GPT를 탑재한 빙은 2.8%로 소폭 하락했다.
저스틴 포스트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는 "거대언어모델(LLM)이 구글의 검색 시장 점유율을 위협하면서 수익모델 리스크가 커졌지만, 검색 시장 점유율이 유지되는 상황에서는 LLM을 급하게 상업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트래픽 감소가 오픈AI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챗GPT 이용자는 대부분 무료 사용자여서 사용자가 많을수록 오히려 오픈AI 서버 비용이 커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오픈AI 수익은 월 20달러인 챗GPT 유료 구독자와 GPT-4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사용자에게서 나온다.
챗GPT를 향한 관심이 식어가는 가운데 오픈AI는 이날 '슈퍼얼라인먼트' 팀을 출범시켰다. AI가 인류에게 위협이 되지 않도록 정렬(alignment)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계속 제기되는 가운데 일리야 수츠케버 오픈AI 공동창업자와 얀 라이케 정렬담당 총괄이 함께 이끄는 팀을 만든 것이다.
AI 윤리와 정렬 문제에 대응하는 것은 오픈AI로서는 방어와 동시에 공격을 하는 것과 같다. 오픈AI가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AI 기업이 되면서 많은 공격을 받고 있는 데다 최근 경쟁자로 떠오른 오픈소스 AI는 윤리나 정렬 문제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오픈AI는 최근 소설가로부터 저작권 관련 소송에 휘말렸다. 이날 CNBC는 "소설가 폴 트람블레이와 모나 아와드가 챗GPT가 동의 없이 자신들 작품을 학습에 사용했다며 오픈AI를 상대로 최근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챗GPT가 자신들의 소설에 대해 매우 정확한 '요약'을 제공한다면서 자신들의 소설을 학습에 사용한 것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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