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만이라도…" 인천 노상 주차관리원의 눈물

박귀빈 기자 2023. 7. 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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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안 보이는 휴게실 무용지물
인천 공영 노상주차장 근무환경 열악
미추홀구 "주변 아파트 등 협약, 개선"
6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의 골목길 한편에서 A씨가 노상주차장을 관리하고 있다. 박귀빈기자

 

“주변에 화장실이 없어 왕복 20분을 오가야 해요… 화장실 만이라도 맘편히 가고 싶습니다.”

6일 오전 10시께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의 골목길 한편에는 노상주차장을 관리하는 A씨(45)가 뜨거운 햇살 아래 주차 관리를 하고 있었다. 휴게공간인 주차 부스에서는 주차장이 보이지 않아 바깥에 의자를 내놓고 일을 하고 있는 상황. 주변엔 빌라와 아파트 단지 뿐으로, 화장실을 가기 위해서는 가까운 상가 건물까지 왕복 20분을 오가야 한다. 이 때문에 하루 8시간 근무 동안 화장실 1번을 제대로 못가는 처지다. A씨는 “화장실 갔다가 전화가 와서 뛰어오는 건 일상”이라며 “최대한 화장실을 안가려고 물도 적게 마신다”고 토로했다.

이날 오후 부평구 부평동의 한 노상주차장도 마찬가지. 직원 B씨는 마땅히 쉴 곳이 없어 신호등 앞 그늘막 아래서 주차장을 관리하고 있었다. 이곳에서도 화장실을 쓰려면 왕복 10분 거리의 상가까지 가야 한다. B씨는 “언제 차가 들어오고 나갈지 몰라 잠시 자리를 비우기도 불안하다”며 “혼자 근무를 서는 처지라 휴식시간은 생각도 못한다”고 한숨쉬었다.

인천 공영 노상주차장 직원들이 화장실이나 휴식시간 등 기본적인 노동권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어 근무 환경개선이 시급하다.

6일 오후 부평구 부평동 한 노상주차장의 직원이 횡단보도 앞 그늘막 아래서 잠시 햇빛을 피하고 있다. 박귀빈기자

이날 인천지역 10개 군·구에 따르면 인천의 노상주차장은 총 127곳으로, 계양구 54명, 미추홀구 51명, 부평구 34명 등 모두 201명의 주차요원들이 일한다.

노상주차장은 대부분 도로변이나 길목에 있어 마땅한 화장실이 없는 것이 근무자들에게 가장 큰 불편이다. 주택가, 상가 등에서는 개방형 화장실을 찾기가 어려워서다. 또 수시로 차가 드나드는 주차장 업무 특성 상 점심시간도, 휴식시간도 따로 없다.

이에 지역안팎에선 공영 노상주차장 직원들에게 최소한의 노동권을 보장해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사람으로서 생리현상은 해결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근무 여건은 마련해 줘야 한다”며 “단순히 화장실 문제가 아닌, 기본적 노동권에 대한 인식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미추홀구 관계자는 “주변 아파트와 오피스텔, 상가들과의 협약을 통해 주차관리요원들의 화장실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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