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만이라도…" 인천 노상 주차관리원의 눈물
인천 공영 노상주차장 근무환경 열악
미추홀구 "주변 아파트 등 협약, 개선"
“주변에 화장실이 없어 왕복 20분을 오가야 해요… 화장실 만이라도 맘편히 가고 싶습니다.”
6일 오전 10시께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의 골목길 한편에는 노상주차장을 관리하는 A씨(45)가 뜨거운 햇살 아래 주차 관리를 하고 있었다. 휴게공간인 주차 부스에서는 주차장이 보이지 않아 바깥에 의자를 내놓고 일을 하고 있는 상황. 주변엔 빌라와 아파트 단지 뿐으로, 화장실을 가기 위해서는 가까운 상가 건물까지 왕복 20분을 오가야 한다. 이 때문에 하루 8시간 근무 동안 화장실 1번을 제대로 못가는 처지다. A씨는 “화장실 갔다가 전화가 와서 뛰어오는 건 일상”이라며 “최대한 화장실을 안가려고 물도 적게 마신다”고 토로했다.
이날 오후 부평구 부평동의 한 노상주차장도 마찬가지. 직원 B씨는 마땅히 쉴 곳이 없어 신호등 앞 그늘막 아래서 주차장을 관리하고 있었다. 이곳에서도 화장실을 쓰려면 왕복 10분 거리의 상가까지 가야 한다. B씨는 “언제 차가 들어오고 나갈지 몰라 잠시 자리를 비우기도 불안하다”며 “혼자 근무를 서는 처지라 휴식시간은 생각도 못한다”고 한숨쉬었다.
인천 공영 노상주차장 직원들이 화장실이나 휴식시간 등 기본적인 노동권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어 근무 환경개선이 시급하다.
이날 인천지역 10개 군·구에 따르면 인천의 노상주차장은 총 127곳으로, 계양구 54명, 미추홀구 51명, 부평구 34명 등 모두 201명의 주차요원들이 일한다.
노상주차장은 대부분 도로변이나 길목에 있어 마땅한 화장실이 없는 것이 근무자들에게 가장 큰 불편이다. 주택가, 상가 등에서는 개방형 화장실을 찾기가 어려워서다. 또 수시로 차가 드나드는 주차장 업무 특성 상 점심시간도, 휴식시간도 따로 없다.
이에 지역안팎에선 공영 노상주차장 직원들에게 최소한의 노동권을 보장해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사람으로서 생리현상은 해결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근무 여건은 마련해 줘야 한다”며 “단순히 화장실 문제가 아닌, 기본적 노동권에 대한 인식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미추홀구 관계자는 “주변 아파트와 오피스텔, 상가들과의 협약을 통해 주차관리요원들의 화장실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인천 스타트업, ‘CES 2025 혁신상’ 13개 수상
- 미국·유럽 등 관광객 4천여명, 인천항 모항 크루즈 여행 즐긴다
- 청소년 범방 수원 장안위원회, 수능 직후 청소년 일탈 예방 활동
- 정용준 길위의교회 목사 “어려운 사람에게 힘 되도록 주어진 시간 최선 다하겠다”
- [속보] '순국선열의 날' 행사 참석한 유공자 후손 경련으로 병원 이송
- [경기인터뷰] 전해철 경기도 도정자문위원장 “경기도민 위한 선택과 집중할 것”
- 늙어가는 경기도, 갈 곳 없는 어르신... 공립요양시설 단 ‘10곳뿐’
-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대한감염학회 이사장 선출
- 고객 돈 20억 빼돌려 가상화폐 투자... 산립조합 직원, 징역 4년
- 직장인 4명 중 1명 "법적 의무인 임금명세서 못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