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코앞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담…우크라 가입 도마에 [디브리핑]
젤렌스키, 정치적 초대 원했지만 퇴짜
나토 가입시 러시아와 서방의 전면전 번질 우려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오는 11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담이 열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회담에 초청되기를 바랐지만 거부당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의 참석 여부와는 관계없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여부는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이번 회담은 유럽에서 러시아와 서방세계의 관계가 향후 어떻게 변모할 지를 가늠할 수 있는 자리라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려있다.
로이터통신의 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폴란드와 같은 동유럽 국가들은 다음주 나토 정상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에 나토 가입을 위한 일종의 로드맵이 제공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미국과 독일 등 나토 중심축 국가들은 동맹이 러시아와의 전쟁에 직접적으로 관여될 모든 움직임을 경계하고 있어 온도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이미 이번 회의에 우크라이나를 공식 초청하는 것을 배제했다.
지난 4월 키이우를 방문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의 “정당한 위치”는 나토에 있다고 말했지만,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를 점령한 러시아와의 전쟁이 격화되는 동안에는 나토에 가입할 수 없다는 점을 거듭 밝혔다.
6월 초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러한 입장을 이해한다고 말했지만, 그 달 말에는 다시금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정치적 초대”를 받아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사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008년 사실상 나토 가입을 승인받은 전력이 있다. 당시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담에서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가 가입할 수 있다는 데 큰 합의를 이뤘다. 다만, 그 이후 나토 가입 전 단계이자 실질적인 로드맵인 ‘회원국행동계획(MAP)’을 제공하지 않아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던 중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불법적으로 합병하면서 흐지부지됐다.
러시아와 전면전을 치르는 지금은 나토 가입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이유는 나토가 동맹국 영토에 대한 소련의 공격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1949년 결성될 때 뼈대가 된 상호지원 조항 때문이다.
조약 제 5조는 ‘한 동맹국에 대한 공격은 모든 동맹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고 명시한다. 이 조항을 바탕으로 나토를 즉각적인 전쟁으로 이끌 수 있기에 분쟁중인 상태의 국가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도 ‘나토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 방안을 논의해야 하지만, 제5조에 따른 안보 보장은 동맹의 정회원에게만 제공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러시아는 만약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면 앞으로 수년 동안 유럽에 갈등이 번질 것이며, 러시아 자국의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불특정 나토 국가에 대한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한 상황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우크라이나 군대가 지난 1년여간 나토 표준에 따른 무기를 지원 받고, 군대를 훈련 시키는 등 나토에 통합되어가 과정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편,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이번 회담에서 결정지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와 회담을 하고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대한 전폭적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스웨덴은 지난해 5월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을 신청했으나, 튀르키예와 헝가리의 반대에 부딪혀 핀란드만 가입됐다.
만약 스웨덴이 가입을 완료하면 북서부 유럽 전체가 러시아에 대응해 하나의 군사적 블록으로 기능하게 될 수 있어 기대감이 크다.
현재 스웨덴(하파란다)-핀란드(토르니오) 국경을 잇는 철도의 개선 작업이 마무리 단계로, 내년 완공돼 달릴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미국은 대서양을 건너 이 철도를 이용해 러시아 국경 코앞까지 전략 물자를 보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복수의 외교관과 세계 군사 및 안보 전문가들은 나토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북쪽에서 감시하고 봉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주도한 마이클 마우스 나토 연합군 사령부 중령은 “기존 회원국인 노르웨이와 덴마크와 함께 스웨덴과 핀란드까지 합쳐 방어 계획을 고려할 수 있게 됐다”고 언급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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