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슈퍼차저' 올라타는 글로벌 완성차…현대차·기아 '긴장'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리비안에 이어 볼보까지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시설 '슈퍼차저'를 사용하기로 했다. 여기에 미국 켄터키주가 처음으로 슈퍼차저 충전방식인 '북미충전표준(NACS)'을 공식 채택하는 등 표준화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현대차그룹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볼보는 유럽 자동차 제조사 중 최초로 테슬라와 전기차 충전 제휴를 체결했다. 이로써 볼보는 북미 지역 테슬라 '슈퍼차저'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는 테슬라 슈퍼차저 1만2천여개가 설치돼 있다. 볼보는 2025년부터 자사 전기차에 테슬라 충전 규격인 NACS도 도입하기로 했다.
앞서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와 지엠, 전기차 업체 리비안도 테슬라의 슈퍼차저 시설을 사용하기로 했다. 미국 전기차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이들 업체에 이어 유럽 완성차 업체인 볼보까지 슈퍼차저와 충전 제휴를 체결하며 북미 지역에서 사실상 테슬라의 전기충전 방식인 NACS가 표준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인 북미 지역은 테슬라의 슈퍼차저가 전체 급속 충전기의 60%를 차지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충전 네트워크에 직접 투자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기존 테슬라의 충전 네트워크를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보편화된 충전 규격은 'CCS'(Combined Charging System) 방식이다. 테슬라는 별도 규격인 NACS를 채택하고 있다.
CCS는 1개 충전구로 완속·급속·비상 급속충전을 할 수 있고, 급속충전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 장점이다. 그러나 무겁고, 주파수 간섭이 발생할 경우 충전정보를 원활히 제공할 수 없다는 점은 단점이다. 반면 NACS는 CCS보다 충전 커넥터의 무게가 가볍고 크기가 작은 데다 플러그앤차지(Plug&Charge) 기능을 제공해 충전과 결제가 간편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미국 켄터키주가 전체 50개 주 가운데 처음으로 슈퍼차저의 급속충전방식인 NACS를 공식 채택하기도 했다. 켄터키주는 지난달 30일부터 전기차 충전업체가 연방 기금을 사용해 주(州) 고속도로 전기화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의무적으로 NACS 플러그를 포함토록 했다. 즉 켄터키주 관내 모든 충전소에 NACS와 CCS 커넥터를 모두 갖춰야 하며, 각 방식을 이용하는 모든 전기차가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전기차 초급속 충전시장 점유율 1위의 국내 기업 SK시그넷도 최근 NACS 커넥터를 적용한 제품을 올해 안에 제공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자 CCS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 5', 기아 'EV6' 등은 강점으로 800볼트(V) 초고속 충전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NACS를 사용할 경우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장재훈 현재차 사장은 지난달 20일 열린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재 800V 기반으로 500V 기반인 테슬라의 슈퍼차저를 이용하면 오히려 충전 속도가 느려지고, 충전 시간도 더 늘어나게 된다"며 "궁극적으로는 고객 관점에서 판단해야 할 사안으로, 합의가 조금 더 필요한 부분이며,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완성차 입장에서 슈퍼차저 참여를 통한 단기간 비용 절감과 활용 가능한 충전 시설 증가라는 효과가 있지만, 중장기적인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흥수 현대차 글로벌전략(GSO) 담당 부사장은 "테슬라의 충전 인프라에 참여하면 당장 많은 충전소를 쓸 수 있겠지만, 많은 데이터와 부가서비스 등이 테슬라에 종속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각 사가 가지고 있는 전기차 전략이 펼쳐지는 데 유리한지 판단해야 한다"며 "철저히 고객 입장에서 분석하되 단기·중단기적으로 분석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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