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지페어' 태국서 개막…김동연 "신남방 통상 확대 기대"
김 지사, 전시장 돌며 중소기업 격려…'일일 영업맨' 역할도 자처
월드옥타 기업인들과 간담회선 "기득권 정치 등 대한민국 금기 깨자"
(방콕=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경기도 중소기업의 아시아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한 전시·상담회가 6일 태국 현지에서 막을 올렸다.
경기도는 이날 오전(현지시간) 방콕 컨벤션센터에서 '2023 지페어(G-Fair·대한민국우수상품전) 아세안+' 개막식을 열고 이틀간 일정을 시작했다.
한국-태국 수교 65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지페어에는 김동연 지사를 비롯한 경기도 대표단이 참석해 국내 중소기업의 신남방시장 개척에 힘을 보탰다.
태국 측에서도 쭈린 락사나위싯(Jurin Laksanawisit) 태국 경제부총리 겸 상무부장관, 기라띠 라차노(Keerati Rashchano) 태국 상무부 사무차관, 아라다 푸앙통(Arada Fuangtong) 국제무역진흥국 부청장, 파이랏 부라파차이씨(Phairush Burapachaisri) 태국상공회의소 부회장, 위왓 헤몬드하롭(Wiwat Hemmond Harop) 태국산업협회 부회장, 니띠 파라촉(Nithi Patarachoke) 시암시멘트그룹(태국 재계 2위) 사장 등 태국 주요 정·재계 인사가 참석해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김 지사는 개막식에서 "태국은 아세안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전략적 동반자"라며 "지페어를 계기로 경기도와 태국 간 경제협력이 단순한 무역을 넘어 투자, 관광, 인적교류까지 확대하고 협력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쭈린 부총리는 "지난해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과 태국 국제무역진흥국이 '미니 FTA'(중소기업 진흥에 대한 통상협력 업무협약)를 체결했고, 경기도는 아세안에서 가장 큰 규모의 박람회(지페어)를 지난해 이어 태국에서 열고 있다"며 "이번 행사가 태국과 경기도 간 교류에 큰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선 환담에서 쭈린 부총리가 "어제 김치를 먹었다"고 하자 김 지사는 "태국 음식 팟타이를 너무 좋아한다. 맛집을 소개해달라"고 화답했다.
지페어는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강성천 원장)이 주관하는 중소기업 특화 한국상품전시회다.
수출유망기업의 판로 개척을 지원하기 위한 경기도의 대표 해외마케팅 지원사업 중 하나로, 경기도가 해외 현지에서 독자적으로 개최한다.
특히 올해는 아세안에서 서남아 시장까지 확대 공략하기 위해 인도차이나 반도 중심국인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열렸다. 앞서 인도(6월 첫째주), 베트남(둘째주), 말레이시아(셋째주)에서 각각 온라인 상담회가 열렸다.
국내 우수 중소·중견기업 227개사(온라인 120곳 포함)가 4개국 바이어와 일대일 수출 상담을 진행한다.
이번 태국 오프라인 행사에는 107개 도내 기업이 참여했다.
이번 지페어는 해외 현지에서 경기도가 단독 개최한 역대 해외 지페어 중 참여기업이 최대 규모다.
특히 코로나19 엔데믹 시대를 맞아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혼합) 전시 방식으로 진행해 현지에서 더욱 주목받았다.
김 지사는 쭈린 부총리와 전시장을 둘러보며 지페어 참여기업들을 격려했다.
즉석떡볶이를 판매하는 식품기업 유앤아이원(고양시) 부스에서 '일일 영업맨'으로 변신한 김 지사는 쭈린 부총리에게 직접 경기도 기업의 제품을 홍보하기도 했다.
할랄 인증을 획득한 이 제품은 이미 말레이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시장에 진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 이번 지페어를 계기로 K-컬처에 대한 인기가 높은 태국 시장 진출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하수구·하천·둔치 범람 수위를 자동으로 감지해 수해를 예방하는 홍수모니터링 장비를 개발해 미국·중국 시장에 진입한 한국융합아이티(용인시)는 지난해부터 태국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이 회사 박성우 대표는 "작년 8월부터 현지에서 MOU 추진 중인데 경기도에서 도와주면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이번 지페어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가스감지기 기업으로 10년째 지페어에 참가했다는 센코(오산시) 최린 부사장은 "현지 바이어와 엔지니어, 대리점을 직접 접촉하며 시장을 확장하는 데 지페어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태국은 아세안(ASEAN) 2위 경제대국이자 인도차이나 반도와 중국을 이어주는 CLMV(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베트남) 4국 경제권역의 허브국가다.
경기도는 화장품 산업 해외진출을 위해 2016년부터 'K-뷰티 엑스포 방콕'을 매년 열고 있고, 2020년 방콕 경기비즈니스센터(GBC)를 개설해 중소기업의 현지 수출을 지원하고 있다.
앞서 김 지사는 전날 저녁(현지시각) 방콕의 한 식당에서 현지 한국기업 대표들을 만나 '대한민국 금기 깨기-세 가지 반란'을 주제로 강연했다.
대표적인 금기로는 승자독식 구조와 기득권 카르텔을 거론하면서 추격경제(선진국 따라 하기), 세습 사회, 기득권 정치 등을 꼽았고, 세 가지 반란으로는 나를 둘러싼 환경, 나 자신의 틀, 그리고 사회에 대한 반란을 강조했다.
참석한 기업인은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윤두섭 동남아본부 부회장, 장은경 방콕지회장 등 40여명이다.
kt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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