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종중과 관련한 소송에 있어서 유의할 점

종중의 당사자 능력의 판단
종중이 원고 또는 피고가 되어 소를 제기하거나 소제기를 당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종중의 당사자 능력이다. 즉 소의 당사자가 될 수 있는 단체인지가 중요한 것이다. 종중의 당사자 능력과 관련하여 판례는 크게 두가지 관점에서 판단한다. 고유한 의미의 종중인지와 그렇지 않더라도 종중 유사 단체로 볼 수 있는지이다. 이 두 가지 쟁점에서 공통적으로 중요한 것은 결국 종중이 대표자와 정관을 갖추어 조직으로서의 실질을 갖추었는지와 지속적으로 종중으로 활동하여 왔는지이다.

고유한 의미의 종중과 종중유사단체로서 종중
판례는 고유한 의미의 종중이라 함은 특별한 조직행위나 성문의 규약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나 종중이 자연발생적인 집단이라고 해서 공동선조의 후손들이 있기만 하면 자동적으로 성립되는 것은 아니고 규약이나 관습에 의하여 선출된 대표자 등에 의하여 대표되는 정도로 조직을 갖추고 그 구성원들이 위와 같은 목적을 위하여 지속적으로 활동한 행적이 있어야만 비로소 고유한 의미의 종중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1991. 8. 27. 선고 91다16525).

결국 조직성과 지속성은 종중이라는 단체의 실체를 판단하는것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는 것이다. 만일 이를 갖추지 못한다면 소송에 있어 정작 중요한 판단은 받지도 못하고 당사자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소의 각하를 면하기 어렵게 된다.

전세경 변호사/사진제공= 로투마니(Lotumani)법률그룹

종중의 공동선조가 누구인가
종중에는 공동선조를 누구로 하느냐에 따라 종중 안에 무수한 소종중이 있을 수 있으므로 어느 종중을 특정하고 그 실체를 파악함에 있어서는 그 종중의 '공동선조'가 누구인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대법원 1997. 2. 28. 선고 95다44986). 이에 따라 누구를 공동선조로 하여 종원들이 결집되었는지를 소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판례는 '특정 범위 내의 자들만으로 구성된 종중이란 있을 수 없다'고 판시하거나 '세계를 달리 하는 사람들을 구성원으로 하는 종중은 관습상 자연발생적으로 당연히 성립되는 본래의 의미의 종중이라 볼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특히 타가에 출계한 선조가 있을 경우 더욱 유의하여 판단을 하여야 할 것이다.

종중토지의 명의신탁
위토를 중심으로 종중은 토지를 소유하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종중으로 등기를 경료하지 못하는 경우 종원들에게 토지를 명의신탁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토지 소유 명의를 회복하기 위하여 소를 제기하는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이 위에서 살펴본 종중의 당사자능력 판단의 문제인 것이다.

종중은 당연히 그동안의 관행에 입각하여 문제가 없을 것으로 여기지만 미리미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종중으로서의 외관과 형식을 갖출 수 있도록 준비를 하여야 한다. 몇 년에 걸쳐 소송을 진행해 오고서는 정작 판결문을 받을 때에는 위와 같은 당사자의 문제로 소가 각하되게 되면 오랜 시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글 로투마니(Lotumani)법률그룹 전세경 변호사

허남이 기자 nyhe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