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낳았는데 좋으면 셋째까지 당연한거 아닌가요?"[인구심포지엄]

김현철 2023. 7. 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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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널토론
파이낸셜뉴스와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공동 주최로 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 파크볼룸에서 열린 제6회 서울인구심포지엄에서 김용하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민간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왼쪽 첫번째)을 좌장으로 패널토론이 진행중이다. 사진=김범석 기자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육아를 한 사람들이 '할만한데?'라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저출산이 해결되는 것 아닐까요?"
저출산 해결을 위해서는 각종 정책보다도 의식의 전환이 먼저라는 제언이 나왔다. 의식의 변화 없이 정책에 세금을 투입하는 것은 밑빠진 독에 물 붓기 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실제 육아를 해본 아빠들은 정책 수요자 입장에서 저출산 극복을 위해 유연근무 법제화, 출산 계획이 없는 이들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출산·양육 자부심 등 본질적 동기 살려야"

전문가들은 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6회 서울인구심포지엄 패널토론에서 저출산 해결을 위해 기존 출산 장려를 벗어나 현장에서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동안 투입된 직접적인 현금이나 서비스 등 현물 지원으로는 근본적인 인식 전환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임호근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사무국장은 이날 "저출산 대책에 있어서 구조개선에 대한 문제, 구조가 아닌 서비스 확대, 직접지원으로는 저출산에 대한 근본적인 불안, 위기감을 해결할 수 없다"며 "노동개혁, 연금, 교육 근간 등 구조 개혁을 통해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서 하고 있는 상실감을 없애고 희망을 주는 분야별 정책들을 연계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임 사무국장은 "비용, 서비스, 근로방식 등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것이 바탕이 되는 거시적인 변화와 함께 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성용 한국인구학회 회장 겸 강남대학교 교수는 일본의 나기정 등 일부 지역이 인구 소멸 위기의식으로 지역을 합쳐서 스스로 생존방법을 찾은 것을 언급하며 인식 전환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자녀출산과 양육을 통해 느끼는 자부심 등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본질적 동기를 살려야한다"고 말했다.

바텀업(밑에서부터 취합해서 올리는) 방식으로 현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유심히 살핀 뒤 확산하고 제도화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송우경 산업연구원 지역정책실장은 "앞으로 중앙과 지방 연계, 다부처 조정, 공공민간 협력을 이끌어내는데 저고위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특히 송 실장은 균형발전을 위해 지방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인구밀도가 높고 경쟁이 심하면 삶의 질이 낮고 출산율이 떨어진다"며 "중앙정부 평가에 의해 정책을 옥죄는게 아니라 지방이 정책을 자유롭게 시도하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산 위해 유연근무제 법제화 필요"

이날 토론회에서는 실제 육아에 참여한 아빠들이 정책 수요자 입장에서 꼭 필요한 것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아이가 둘인 '육아의 온도' 저자 윤기혁씨는 "육아 휴직을 하고 아내와 함께 육아와 가사를 하며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둘째를 낳았다"며 "첫째 아이가 태어났을 때 할만하다면 셋째도 태어날 수 있을테니 정책적으로 신경써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육아 휴직 필요성과 이를 위해 유연근무제도의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삼남매를 키우는 함정규 '100인의 아빠단' 멘토는 "지금 대기업이나 공무원은 유연근무제가 어느정도 정착 됐지만 노동시장의 대부분인 중소기업은 이런 것이 없다"며 "유연근무의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또 함 멘토는 아이를 낳을 생각이 상대적으로 적은 이들을 위한 정책도 있어야 저출산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미 아이가 있는 분들 중 돈을 주면 더 낳겠다는 사람이 꽤 있는데 그런 분들은 돈을 주면 된다"면서도 "많은 20대 초중반 남녀는 아이를 낳을 생각이 전혀 없고 결혼 생각도 없다. 이런 분들에게는 사회적 지원을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작가는 육아를 유아에서 청소년으로 확장하는 시각도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가족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많아졌으면 한다"며 "가족 내에서 자녀와 소통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가 청소년으로 커도 단절되지 않고 쭉 연계해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만들어지면 좋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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