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단일 지주사 체제 구축 추진

연희진 기자 2023. 7. 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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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백화점 주식을 공개매수하고 현물출자를 통해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전경. /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지에프홀딩스 단일 지주회사 체제 구축을 추진한다.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를 각각 인적분할해 두 개의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지 약 5개월 만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6일 이사회를 열고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백화점 주식을 공개매수하고 현물출자를 통해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는 주식을 매수하는 대가로 현금이 아닌 자사 신주를 교환 비율에 따라 발행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 등 그룹의 모든 계열사를 지배하는 단일 지주회사 체제가 완성된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그린푸드(1012만5700주, 지분율 기준 29.9%) 주식을 주당 1만2620원에, 현대백화점(466만9556주, 지분율 기준 20.0%) 주식은 주당 5만463원에 각각 매수하는 대신 자사 신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공개매수 참여 규모에 따라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신주 발행 물량은 달라질 수 있다.

이번 공개매수의 주당매수가액은 상법 시행령 제14조 제2항을 기준으로 할인이나 할증 없이 확정됐다. 현대지에프홀딩스의 1주당 발행가액은 청약일 전 과거 제3~5거래일의 가중산술평균 주가로 결정될 예정이다.

공개매수는 8월11일부터 9월1일까지 진행된다. 목표한 대로 공개매수가 진행될 경우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그린푸드 지분 40%, 현대백화점 지분 32%를 각각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오르게 된다. 현물출자 유상증자가 모두 마무리되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정지선 회장·정교선 부회장-현대지에프홀딩스-현대백화점·현대그린푸드 등으로 이어지는 단일 지주회사 체제가 된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지주회사로서 그룹 전체의 사업 포트폴리오와 투자 및 리스크 관리, 경영 효율화, 그리고 신사업에 대한 방향성 제시 등의 컨트롤 타워 역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현대그린푸드 등 계열사들은 각 사업부문별 특성에 맞는 성장전략을 마련해 경영 전문화와 고도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이번 결정에 대해 "투명하고 선진화된 지배구조 확립과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백화점을 지주회사의 자회사로 편입시켜 단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대지에프홀딩스 관계자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공개매수 및 현물출자를 통해 현재 현대지에프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그린푸드 지분 10.1%와 현대백화점 지분 12.1%를 법적 요건인 30% 이상으로 확보할 예정"이라며 "현물출자의 과정은 모든 주주를 대상으로 공정한 참여 기회가 제공되며 모든 주주의 이익이 일체 침해되지 않고 증대될 수 있도록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현물출자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기존에 발표한 주주환원정책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현대지에프홀딩스 자사주를 소각할 예정"이라며 "이번 현물출자를 통해 우량 계열사가 자회사로 편입되기 때문에 배당 여력이 확대돼 배당이 크게 상향될 것으로 기대되며 주주가치 또한 제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공정거래법상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백화점의 지분 30% 이상을 확보하거나 보유 중인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현대백화점 지분(12.1%)의 경우 매각 시 현대지에프홀딩스 주주 입장에선 보유 우량 자산을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 0.23배 수준의 저평가된 시장가격으로 매각해야 하기 때문에 손해가 발생한다. 현대백화점 주주 입장에서도 대량 매물 출현으로 주가가 더 하락할 수 있는 리스크가 존재해 고심 끝에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추진하게 됐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 관계자는 "단일 지주회사 중심의 새로운 지배구조 구축으로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는 계열분리 가능성이 불식되고 그룹 내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로 '비전 2030' 달성에도 탄력이 붙게 될 것"이라며 "현대지에프홀딩스 역시 현대백화점으로부터 받게 되는 배당금 수입 등으로 재무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희진 기자 to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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