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교통·교육·호재는 우수한데… 분양가·공급평형은 ‘아쉬워’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

채민석 기자 2023. 7. 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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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역, 6개 노선 정차… 초중고교 가까워
언덕에 위치해 이동 편의성↓... 아직은 부족한 상권
소형평수는 한계… 분양가도 높다는 평가

정보 홍수 시대. 부동산 정보도 예외는 아닙니다. 독자들 대신 직접 분양 예정 단지들을 가봅니다. 실수요자가 누구냐에 따라 강점이 약점이 되기도 하고, 반대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 보여드립니다. 판단은 독자들의 몫입니다.[편집자주]

“학점에 비유하자면 교통·교육은 A, 위치·편의시설은 B, 분양가·공급평형은 C라고 봅니다.”(청량리역 인근 공인중개사 김모씨)

5일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에서 40분가량 이동해 청량리역에 도착하자 높게 솟은 마천루들이 눈에 들어왔다. 역 일대는 한창 공사 중인 아파트와 주상복합들이 즐비했다. 대로변과 좁은 주택가를 번갈아 지나 15분가량 걸어가니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 공사현장이 보이기 시작했다.

공사현장 앞에서 걸어온 길을 돌아보니 1.5㎞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안암역 일대가 한 눈에 들어왔다. 롯데캐슬 하이루체가 언덕 위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이 체감됐다. 언덕길을 올라오던 몇몇 주민은 공사 현장 인근 육교 밑에 있는 벤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땀을 닦고 있었다.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 공사현장. 현장 뒤로 안암역 일대가 눈에 들어온다. /채민석 기자

단지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교통 편리성’을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의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이날 오전 10시, 출근 시간이 훌쩍 넘었음에도 청량리역은 지하철과 기차를 이용하려는 승객으로 북적이고 있었다. 공인중개사 A씨는 “청량리역에는 지하철 1호선, 경의중앙선, 수인분당선 등 6개 노선이 정차한다”며 “향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과 C노선도 들어설 예정인데다, 버스환승센터도 있어 수도권 웬만한 지역은 갈 수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교육·자연·치안 환경도 ‘합격점’이었다. 단지 입구에서 삼육초등학교와 홍릉초등학교까지 도보로 9~10분이 걸렸다. 바로 뒤쪽으로 청량중·고등학교가 있는데 걸어서 10분 걸렸다. 인근에는 경희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KAIST 서울캠퍼스 등 대학교들도 밀집해 있었다. 단지 뒤로는 홍릉근린공원이 있었다. 이날도 공원 나무 그늘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는 주민들이 눈에 띄었다. 도보 8분 거리에는 서울 동대문경찰서도 위치해 치안면에서도 나쁘지 않았다.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 공사현장. /채민석 기자

다만 ‘이동 편의성’은 비교적 아쉬웠다. 청량리역 도보권이라는 정보를 접하고 주택가와 대로변을 통해 왕복으로 걸어가 보니, 20대 성인 남성 기준으로 각각 13분, 15분이 걸렸다. 거리를 계산해보니 좁은 주택가를 통하면 857m, 대로변으로 돌아서 가면 971m였다. 게다가 단지가 언덕 위에 있기 때문에 고령자나 아동들에게는 도보 이동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청량리역에 집중된 편의시설을 이용할 때도 애로사항이 있었다. 청량리역 뒤편에 있는 롯데마트 청량리점이 단지와 가장 가까운 대형마트였다. 단지에서 출발해 대로변을 거쳐 롯데마트까지 걸어가 보니 25분 가량 소요됐다.

상권도 아직 완전히 발달되지 않았다. 청량리 로터리 방면으로 이동하는 길에 있는 신축 상가 곳곳은 텅텅 비어 있었고, 유리에는 ‘임대’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이날 만난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요즘은 분양을 받은 상인들도 손해를 감수하며 팔려고 하고 있다”며 “청량리6·8구역, 제기4·6구역 등 단지 인근에 정비사업장이 많지만, 상권이 확대되기까지는 최소 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량리역 인근의 마천루들. /채민석 기자

인근 다른 단지의 분양가나 매매가에 비해 높게 책정된 분양가는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다.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의 분양가는 3.3㎡당 3300만원이다. 전용 59㎡ 기준으로 8억원 중반대 수준인 것이다. 필수 유상옵션인 발코니 확장비까지 포함하면 분양가는 9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단지와 한 정거장 떨어진 휘경자이디센시아가 지난 4월 분양을 진행했을 당시 분양가가 3.3㎡당 2980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해도 다소 높은 수준이다. 청량리역 도보 2분 거리에 놓인 롯데캐슬SKY-L65의 84㎡타입은 지난 6월 30일 10억2840만원에 매매거래가 체결되기도 했다.

‘국민평형’인 84㎡ 평형 없이 소형평수만 소규모로 공급된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롯데캐슬 하이루체는 지상 18개층, 9개동 761가구 규모로 조성되는데, 이 중 일반분양은 173가구에 그친다. 전용면적은 51·59㎡평형 등 소형평수만 공급된다. 전용면적별 분양 가구 수는 ▲전용 51㎡A 68가구 ▲전용 59㎡A 38가구 ▲전용 59㎡B 67가구다.

한 분양업계 전문가는 “최근 서울 내 대부분 단지들의 분양가가 3.3㎥당 3000만원 이상이지만,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는 위치에 비해 다소 높게 책정된 감이 있다”며 “일반분양 가구 수가 부족하기도 하고, 향후 단지 인근에 대단지들이 속속 들어설 예정이라, ‘국평’을 원하는 수요자들이나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약한 청년층이 망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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