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우주국 '아리안5' 마지막 발사…27년 임무종료에 발사체 대 끊겼다

김성식 기자 2023. 7. 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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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우주국(ESA)이 주력 우주발사체 아리안5를 5일(현지시간) 마지막으로 발사했다.

아리안스페이스는 유럽우주국의 의뢰로 우주발사체 아리안 시리즈를 개발하고 제작해 온 기업이다.

유럽우주국은 지금까지 크게 세 종류의 발사체를 우주개발에 활용해 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설립한 스페이스X는 재활용 발사체 팰컨9을 일주일에 한 번 꼴로 발사하면서 유럽우주국이 한때 우위를 점했던 통신위성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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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자존심' 아리안5, 통신위성 탑재 117번째 비행 성공
대러 제재로 러 협력 중단…伊 발사체 베가C도 개발 지연
유럽우주국(ESA)의 주력 우주발사체 아리안5가 5일(현지시간) 프랑스령 기아나의 쿠루 우주공항에서 발사되는 모습이다. 2023.7.5.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유럽우주국(ESA)이 주력 우주발사체 아리안5를 5일(현지시간) 마지막으로 발사했다. 아리안5는 이번 임무를 끝으로 27년에 걸친 현역 생활을 은퇴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차세대 발사체 개발에 차질이 생기는 바람에 당분간 유럽 우주개발 역사는 공백으로 남을 전망이다.

로이터·AFP에 따르면 유럽우주국은 이날 오후 7시쯤 프랑스령 기아나의 쿠루 우주공항에서 아리안5를 발사했다. 53m 높이 3단 발사체에 통신위성 2기를 실은 아리안5는 비행 시작 30분 뒤 예정대로 두 위성을 목표 고도에 안착시켰다.

스테판 이스라엘 아리안스페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이제 아리안5의 임무는 종료됐다"며 "완벽하게 임무를 완수했다"고 밝혔다. 아리안스페이스는 유럽우주국의 의뢰로 우주발사체 아리안 시리즈를 개발하고 제작해 온 기업이다.

이번 발사는 아리안5의 117번째이자 마지막 비행이다. 마리안 클레어 기아나 우주공항 소장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아리안5가 27년 동안 수행한 임무를 마무리하는 모습을 팀원들과 지켜보니 감격에 겨웠다"고 말했다.

아리안5의 마지막 탑재체는 프랑스군 통신위성 시라큐스4B와 독일군 통신위성 하인리히 헤르츠였다.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프랑스 국방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해당 통신위성이 "전파 방해 저항력을 강화해 우리 군에 중대한 전환점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당초 6월16일로 예정됐던 발사는 두차례 연기된 끝에 이날 가까스로 성공했다. 지난달에는 발사체 점화에 문제가 생겨 발사가 취소됐고 지난 4일에는 악천후로 하루 연기됐다.

아리안5는 유럽 우주개발의 자존심으로 불린다. 1996년 첫 비행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17번의 발사에서 발사체가 폭발한 경우는 단 2번에 불과하다. 그만큼 안정성을 인정받아 지난 2021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을 발사할 때도 아리안5를 활용했다.

그러나 유럽우주국은 이날 발사를 기점으로 44년 만에 처음으로 자체 발사체 비행에서 기약 없는 휴지기를 갖게 됐다. 전쟁 발발로 아리안5를 이을 차세대 발사체 개발이 사실상 중단됐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서방으로부터 제재 조치를 받자 유럽우주국과의 기술협력을 철회했다.

유럽우주국은 지금까지 크게 세 종류의 발사체를 우주개발에 활용해 왔다. 대형발사체로는 아리안5호를, 중·소형 발사체로는 각각 러시아의 소유스와 이탈리아의 베가를 쏘아 올렸다. 하지만 소유스는 대러 제재로 사용이 불가능하고, 베가는 지난해 12월 차세대 발사체 베가C가 두 번째 발사에도 실패하면서 아리안5처럼 대가 끊길 위기에 놓였다.

여기에 민간 항공우주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유럽우주국은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미국 항공우주 회사들과도 경쟁해야하는 처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설립한 스페이스X는 재활용 발사체 팰컨9을 일주일에 한 번 꼴로 발사하면서 유럽우주국이 한때 우위를 점했던 통신위성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요세프 아슈바허 유럽우주국 국장은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에어쇼에서 "우주개발 역사에 어려운 시기임을 인정한다"며 "모두가 아리안6과 베가C를 준비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아리안6은 발사체 엔진 점화 테스트를 위해 이달초 쿠루 우주공항에 도착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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