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미약품 ‘평택 2공장’…롤베돈⋅백신으로 부활 날개짓
직원들, 1·2 공장 오가며 정비 중
“美 FDA 롤베돈 생산 실사 준비 총력”
평택사업장 그룹장 백신협의체 참석
지난 4일 오후 점심시간 경기도 평택공단에 위치한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 1·2공장에서 유니폼을 입은 직원 100여 명이 쏟아져 나왔다. 구내식당이 있는 맞은편 바이오 품질관리동 건물로 이동했다. 건물로 이동하던 한 직원은 “매일 1·2공장을 왔다 갔다 하면서 시설을 정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기지인 평택 바이오플랜트는 총 연면적 5만5126㎡(16만 평)에 2개의 공장, 품질관리동 건물로 구성됐다. 정문 바로 앞에 위치한 제1공장은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약물전달기술인 랩스커버리(LAPSCOVERY)를 적용한 제품을 제조하는 곳이다. 1공장의 맞은편 바이오 품질관리동에는 품질부서와 연구개발 부서가 있다.
1공장 왼쪽에 한미약품이 바이오의약품의 대량 생산을 위해 1730억원을 투입해 지은 제2공장이 있다. 연면적 2만8211㎡, 지하 1층·지상 6층 규모의 2공장은 2018년 완공 이후 5년이 지났지만, 아직 첫 생산을 시작하지 못했다. 한미약품이 지난 2015년 사노피에 기술을 이전한 당뇨병 신약후보 물질이 상용화되면 제 2공장이 생산 기지 역할을 할 예정이었지만, 사노피가 후보물질을 반환하면서 일감이 사라졌다.
◇ “‘롤베돈’ 생산으로 가동률 높일 것”
올해 3월 박재현 사장이 취임하면서 평택2공장에는 활기가 돌고 있다. 박 사장은 화성 팔탄공단 공장장, 제조본부장을 지내며 30년간 한미약품의 의약품 생산을 책임져 왔다. 생산·제조 분야 전문가인 박 사장은 평택2공장 재가동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1공장에는 한미약품이 2020년 머크(MSD)사에 기술이전한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신약 ‘랩스듀얼아고니스트’의 글로벌 임상 약을 생산한다. 최근 랩스듀얼아고니스트가 2b상에 진입해 임상 약 수요가 늘면서 일부가 2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2공장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검토 중이다. 한미약품은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 수출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미국명 롤베돈)’를 2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롤론티스는 지난해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고, 미국에 시판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제2공장에서 롤베돈을 생산하기 위한 미국 FDA 실사를 준비 중이다.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 의약품을 미국으로 수출하려면 FDA로부터 우수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cGMP)을 받아야 한다. 현재 롤베돈 원액은 평택 1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평택 1공장은 지난해 6월 FDA 실사에 이어 cGMP를 통과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롤베돈의 미국 출시 이후 분기마다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2공장 실사를 통과하는 대로 가동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대량 생산·mRNA 생산 역량 확보
위탁생산(CMO) 사업 수주도 추진하고 있다. 2공장은 동물세포 배양 기반의 설비를 갖춘 국내 주요 CMO 회사들과 달리 미생물을 배양·정제할 수 있는 2만L 규모 시설이 있는 만큼, 바이오의약품을 대량으로 빠르게 생산할 수 있다. 완제의약품 기준으로 연간 2000만개 이상의 사전 충전형 주사기(프리필드 시린지)를 제조할 수 있는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이나 mRNA 합성에 필요한 효소 생산 시설도 갖췄다. 지난달 30일 부산에서 열린 백신 기업 협의체 워크숍에 신충렬 한미약품 평택사업장 그룹장도 참석하면서 mRNA 백신 관련 CMO 사업 수주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
한국의 글로벌 백신 허브 도약을 위해 기업과 유관기관이 2021년 출범한 협의체는 지난해 참가 기업 54곳에서 올해 8곳을 더해 62곳이 됐다. 한미약품은 앞서 지난 2021년 제넥신과 코로나19 백신 CMO 계약을 맺었지만,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해 백신 개발을 중단했었다.
한미약품은 제2공장 매각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한미가 준비하는 중장기 R&D 전략에서도 바이오는 핵심 성장 축으로 꼽힌다”며 “바이오 플랜트는 한미그룹 미래 성장 동력의 중요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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