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생애 첫 GS칼텍스배 결승행···韓 여자 기사 최초로 국내 종합기전 결승 진출
세계 여자바둑의 최강자 최정 9단(27)이 한국 바둑 역사에 또 하나 기념비적인 업적을 남겼다. 한국 국적 여자기사로는 사상 최초로 국내 종합기전 결승에 오르는 기록을 썼다.
최정은 6일 한국기원 내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8기 GS칼텍스배 준결승에서 박진솔 9단을 225수 만에 흑 불계승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최정은 지난해 삼성화재배에서 결승에 올라 사상 최초로 메이저 세계대회 결승 진출에 성공한 여자 기사가 됐다. 하지만 국내 종합기전에서는 결승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결승에 오르게 됐다.
국내 종합기전에서 여자 기사가 결승에 오른 것은 최정이 두 번째다. 최정에 앞서 1999년부터 2011년까지 한국기원에 적을 두고 활동했던 루이나이웨이 9단이 2000·2001년 국수전과 2000년 LG정유배(현 GS칼텍스배) 등 총 3번 결승에 올랐다. 루이나이웨이는 2000년 제43기 국수전에서 조훈현 9단을 꺾고 우승을 했는데, 이게 여자 기사로는 유일한 국내 종합기전 우승으로 남아있다. 다만 루이나이웨이는 중국 국적으로, 한국 국적으로는 최정이 이번 결승 진출로 최초의 기록을 썼다.
최정은 지난 4일 여자바둑리그 개막식이 끝난 뒤 기자와 만나 “단순히 결승 진출이 목표가 아니라 우승하고 싶다”며 이번 GS칼텍스배에 심혈을 쏟고 있음을 밝혔다. 이날 대국은 그 말 그대로 최정이 얼마나 준비를 많이 했는지 제대로 보여준 한 판이었다. 초반부터 자신이 공부해 온 수를 그대로 펼치며 박진솔을 몰아붙였다.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수에 상당히 당혹스러워하던 박진솔이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대국 시작 30분 만에 최정의 예상 승률이 90%를 훌쩍 넘어갔다.
최정은 대국 후 “오늘 오전에 이 모양이 나오지 않을까 해서 인공지능으로 찍어봤는데 우연히 이 모양이 나와서 빨리 둘 수 있었다. 변화 후에도 내가 잘됐다고 느꼈다”며 “GS칼텍스배는 내가 정말 잘하고 싶었던 기전인데, 국내 종합기전 첫 결승을 여기서 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정은 올해 초만 하더라도 7연패를 당하는 등 긴 슬럼프에 빠졌다. 하지만 조금씩 기세를 올리더니 6월에만 5개 대회에서 4강에 오르는 등 제대로 상승세를 탔다. 또 다른 종합기전인 백암배에서는 4강에서 탈락했지만, 그보다 규모가 큰 GS칼텍스배에서 결승에 오르며 다시 한 번 역사를 쓸 준비를 마쳤다.
최정의 결승 상대는 한국 랭킹 3위 변상일 9단이다. 상대 전적은 1승7패로 최정이 크게 밀리지만, 그 1승이 크다. 지난해 삼성화재배 준결승에서 거둔 승리다. 당시 변상일이 스스로에게 강하게 자책하는 모습이 방송 카메라에 잡혀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최정은 “변상일은 강한 상대다. 하지만 큰 승부 경험은 내가 더 많다”며 “난 전투 바둑으로는 누구에게도 질 자신이 없다. 충분히 할 만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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