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여름휴가, 1주만이라도 일했으면”...일감 폭발한 조선업계 울상

성승훈 기자(hun1103@mk.co.kr) 2023. 7. 6. 16: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선업계, 7말 8초에 2주간 쉬어
쏟아지는 일감에 공정률 유지 고심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HD현대중공업>
밀물처럼 일감이 쏟아지면서 조선업이 호황 국면에 접어들었다. 업계 1위 HD현대는 올해 수주 목표 90%를 벌써 달성했다. 하지만 여름휴가를 앞두고 조선업계에선 “일감은 몰려드는데 조선소 공정률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된다”는 하소연이 적지 않다.

6일 국내 조선3사(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의 현재까지 수주 물량을 보면 HD한국조선해양은 106척(140억달러)을 수주하며 연간 목표(157억4000만달러)의 89%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9척(32억달러)을 수주하며 연간 목표(95억달러)의 34%를 기록했다. 한화오션은 5척(10억6000만달러) 수주로 연간 목표(69억8000만달러)의 15%를 달성하며 바짝 따라붙고 있다.

모처럼 조선업계에 호황이 찾아왔지만 인력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그동안 불황을 겪으면서 현장 숙련공들이 평택 반도체산업단지 등으로 대거 떠나간 것이다. 이에 조선업계는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하며 긴급 대응에 나섰다. 이같은 상황에서 7월말~8월초에는 생산직 근무자들의 단체 여름휴가가 예정돼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여름에는 더위로 작업 효율이 떨어지는 데다 노동자 건강·안전을 위해 여름휴가는 당연하다”면서도 “일감이 몰린 상황에서 장기 휴가에 대해 걱정스러운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HD한국조선해양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은 이달 31일부터 다음달 10일 또는 11일까지 2주간 여름휴가가 예정돼 있다. 한화오션도 이달 31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거제조선소 생산직과 선임 미만 사무직이 휴가를 떠난다. 삼성중공업은 8월 첫째주만 휴가다.

조선업계는 공정률 유지를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여름 휴가철이더라도 ‘어느 정도’의 공정률을 유지해야 몰려든 일감을 제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희망자에 한해 여름휴가 기간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전사(全社)적으로 공정 만회가 시급한 상황이고 여름휴가 기간에 작업해야 할 공정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름휴가 2주 중에서 한 주만이라도 작업을 하기 위해 생산계획을 팀별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방안을 노동조합에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조선업 노조 관계자는 “일부 부서에서 여름 휴가철 근무를 놓고 논의가 오가는 것으로 안다”며 “휴일·잔업수당 등 인센티브 얘기도 없는 데다 교섭 안건으로 공식적으로 다루지 않고 개별적으로 논의를 진행하는 것은 문제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