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vs 13%…팬데믹 후 첫 임금인상은 ‘작은 곳’이 웃었다

안서진 매경닷컴 기자(seojin@mk.co.kr) 2023. 7. 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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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항공업계 임금인상
대한항공은 3.5%에 합의
LCC 3곳은 10~13% 인상
아시아나는 노사 줄다리기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이 무기한 준법투쟁에 돌입한 지난달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올해 항공업계 임금인상률을 놓고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간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FSC가 한자릿수 임금 인상률을 단행한 반면 LCC는 코로나 이후 수년간 동결해 온 임금을 일제히 두자릿수로 인상했기 때문이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전날 대한항공 노사는 임금총액 3.5% 인상과 경영성과급 한도·복리후생 향상을 주된 골자로 하는 올해 임금협상안에 잠정 합의했다. 노사 합의안 주요 내용은 ▲임금 총액기준 3.5% 인상 ▲경영성과급 최대 지급한도를 기존 300%에서 500%로 확대 등이다. 노사는 선택적 복리후생제도를 도입하는 등 직원 복리후생도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아직 사측과 임금 협상을 진행 중이다. 양측이 총액 기준 인상률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어 최종 합의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란 예상이다. 조종사 노조는 사측에 17.5% 임금 인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 도출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영 정상화에 역량을 한층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다만 조종사 노조 협상이 여전히 진행중인 만큼 일반 노조 임금 협상안 역시 추후에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대형항공사(FSC)인 아시아나항공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임금을 동결한 바 있다. 지난 2010년대부터 시작된 유동성 위기와 실적 부진, 경쟁력 약화 등의 원인 탓이다.

지난해 말부터 조종사노조와 지속적인 임금 협상을 진행 중인 아시아나항공은 여전히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10%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2.5%를 제시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지난달 8일부터 임금 인상을 두고 항공기 운항을 지연시키는 쟁의 행위에 들어간 상태다.

노조 측은 “사측은 임협 인상률 2%와 성과상여금 50% 인상을 제시하고 있다”며 “지난 4년간 물가상승률만 단순 계산해도 8%가 훌쩍 넘는데 2.5% 임금 인상은 말도 안되는 억지”라고 주장했다.

이어 “다른 항공사들의 경우 코로나를 함께 이겨낸 직원 격려 차원에서라도 올해 두 자릿수 임금인상을 단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LCC 3사(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는 올해 일제히 두자릿수 연봉 인상률을 보였다. 제주항공은 지난 1월 운항승무 직종을 제외한 전직원의 기본급을 10%로 올렸다. 운항승무원직의 경우 최근 12% 인상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 역시 전 직원 임금을 10% 넘게 인상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2월 적 직원 임금을 13%, 진에어는 지난달 10% 인상을 단행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4년만에 임금협상에 나선 아시아나항공과 달리 대한항공은 이미 지난해 10%대 임금인상을 단행했기 때문에 올해는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 한자릿수 초반대에서 임금인상률이 결정된 것 같다”며 “그럼에도 여전히 올해 임금인상률만 놓고 보면 FSC와 LCC간의 격차가 큰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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