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참 희한하게 생겼구나’…국내 첫 눈 없는 거미 발견
합천군 한 동굴에서 지난해 2월 발견
동굴 내 빛 없어 보호색이 없어도 생존
한국에서 ‘눈이 없는 거미’가 처음 발견됐다. 동굴에서 살아 눈이 퇴화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동굴성 거미류’의 생물 다양성 연구를 통해 눈이 퇴화해 없어진 동굴성 거미 신종을 발견하고, ‘한국구슬거미’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5일 밝혔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승환 서울대 교수 연구진과 공동 연구를 통해 경남 합천군의 한 동굴에서 지난해 2월, 한국구슬거미를 발견했다. 이후 최근까지 이 거미가 발견된 적이 있는지, 신종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정밀히 조사하고 생태 특성 등을 연구해왔다.
한국구슬거미는 동굴 입구에서 약 80m 정도 들어간 곳에서 서식하는 ‘진동굴성(일생을 동굴 안에서만 사는 동물) 거미’다. 내부가 어둡고, 기온과 습도가 일정한 환경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거미는 동굴 벽 틈에 편평한 형태의 거미줄을 치고 매달려 산다. 습기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8개의 긴 다리를 가지고 있다. 태양광선에 비치면 반짝일 수 있지만, 동굴 내에는 빛이 없어 보호색이 없어도 생존에 어려움이 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구슬거미는 ‘신종’일 뿐 아니라 한국에서 발견된 기록이 없었던 미기록과, 미기록속의 거미다. 신종이 발견되는 경우는 종종 있어도, 새로운 과가 발견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동굴성 무척추동물의 본격적인 조사·연구 활성화는 물론 주요 서식처인 동굴의 보전·관리를 위한 정책 마련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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