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의원 해외연수 심사 '하나 마나'
의정부시의회 의원들이 3년 만에 공무국외출장(해외연수)중인 가운데 사전에 타당성 등을 심의하는 해외연수 심사가 여전히 형식적이다.
6일 의정부시의회에 따르면 의원 10명은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5박 7일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다녀오는 해외연수를 하고 있다. 제9대 의회들어 처음이다. 1인당 예산 300만원을 들여 선진국의 문화관광 및 도시개발·경관분야, 상하수도, 조경시설 등 정책 우수사례를 확인하고 시 발전을 위한 의정활동에 접목시킬 목적이다.
의회는 지난달 9일 이 같은 내용의 의원 해외연수에 대해 공무국외출장 심사위원회를 열고 심의했다. 조례에 따른 것으로 국외출장의 필요성 및 출장국가와 방문기관의 타당성, 출장자 적합성, 기간의 적정성 등을 살피려는 것이다.
앞서 의회는 지난 5월 15일 공고를 내 해외연수 대행업체 모집공고를 내고 19일까지 접수해 선정을 마쳤다. 이때 출장기간, 인원, 지역, 목적 ,경비 등이 사실상 정해졌다.
이날 심의에는 7명의 위원 중 5명(2명은 시 의원으로 심의 때는 불참)이 참석했다. 사무국직원의 해외연수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3명의 위원이 “300만원에 맞춰 짠 프로그램이냐, 관계공무원도 가느냐, 싱가포르가 우리보다 선진국인지”등을 물었다. 이후 사무국 직원의 답변을 들은 뒤 심사표를 작성, 5명의 위원이 모두 찬성한 가운데 23분만에 심의를 마쳤다.
의회사무국 관계자는 “오래전에 이미 다 결정돼 특별히 심의할 내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편성된 예산에 맞춰 방문국, 기관, 여행사 등이 다 정해지고 일정까지 나온 상태서 심사위원회가 특별히 논의해 자문할 내용이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형식적인 의원 해외연수 심의에 대한 문제는 코로나 직전에 있었던 2019년 9월 8대 의회 의원들의 미국 동부, 캐나다 해외연수를 심사한 위원회에서 이미 지적됐다.
당시 위원장은 “일정이 나온 다음 마지막에 심사하고 근본적으로 바꾸거나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문하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위원들에게 미리 자료를 주고 2개 정도 여행안을 제시해 검토할 수 있도록 해야 자문을 할 수 있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더군다나 의회는 이번 연수를 대행할 여행업체를 선정하면서 의원 간 특정 업체를 내세워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런데도 의회는 이번 해외연수가 대행업체 공개모집, 블라인드 평가, 출장계획서 공개 등 공정하고 투명하게 추진됐다고 홍보하고 있다.
한 시민은 “수천만원의 시민 세금을 들여 가는 해외연수다. 관광성 외유 등 헛되게 쓰이지 않도록 내실있는 심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동일 기자 5352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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