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정서 덕? 픽사 ‘엘리멘탈’ 한국에서만 흥행 질주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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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일(지난달 14일) 일일 흥행순위는 3위였다.
추정 제작비 2억 달러의 대작이나 한국 이외에는 흥행 성적이 신통치 않다.
'엘리멘탈'의 한국적 정서가 국내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며 입소문을 모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재현 CGV 전략담당은 "한국적 요소가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과 정서가 비슷한 베트남에서 지난 주말 흥행 1위를 한 것도 눈여겨볼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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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만 관객... "부모 자식 관계 등 한국적 모습"
개봉일(지난달 14일) 일일 흥행순위는 3위였다. 이틀 뒤 2위에 올랐다고 하나 인지도 높은 픽사의 애니메이션치고는 반응이 뜨겁지 않았다. 뒷심이 붙더니 상영 두 번째 주 관객이 상영 첫 주보다 더 많았다. 흥행 역주행은 장기 흥행의 청신호. 개봉 11일이 된 지난달 28일 ‘범죄도시3’를 제치고 처음 흥행 1위에 올랐다. 이후 12일 연속 수위자리를 지키며 251만 명(5일 기준)을 모았다. 올해 국내 개봉 영화 중 5위의 성적이다. ‘엘리멘탈’은 어떻게 국내 관객을 사로잡았을까.
‘엘리멘탈’은 원소들이 모여 사는 상상 속 도시 엘리멘트를 배경으로 물과 불의 사랑을 그려낸다. 양립할 수 없는 존재들의 교류를 통해 이민사회 미국의 갈등과 화합을 변주한다. 추정 제작비 2억 달러의 대작이나 한국 이외에는 흥행 성적이 신통치 않다. 6일 흥행집계 사이트 더 넘버스에 따르면, 전 세계 흥행 수입은 1억9,344만 달러다. “픽사의 마법을 되찾으려 했으나 실패했다”(미국 연예전문 매체 버라이어티 5일 보도)는 혹평이 나오기도 한다. 미국 밖 국가들에서는 한국의 흥행 수입이 1위다.
‘엘리멘탈’의 한국적 정서가 국내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며 입소문을 모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엘리멘탈’의 주인공 앰버의 부모는 재해로 살기 힘들어진 고향을 떠나 엘리멘트에 정착한다. 식료품점을 운영하며 앰버가 가업을 잇기를 원하나 앰버는 다른 꿈이 있다. 하지만 앰버는 자신이 구상하는 삶을 입 밖에 내지 않는다. 전혀 다른 속성을 지닌 남자친구를 부모에게 소개하지도 못한다. 자식에게 지나친 기대를 하는 부모, 부모에게 순종적인 자녀의 모습이 한국적이다. 앰버의 부모가 고향을 떠날 때 앰버의 조부모에게 큰절을 하는 장면 역시 한국 전통을 떠올리게 한다.
‘엘리멘탈’의 피터 손 감독은 재미동포 2세다. 픽사에서 유일한 한국계 감독이다. 개봉을 앞두고 지난달 한국을 찾은 손 감독은 “저희 가족의 사연을 바탕으로 애니메이션을 구상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려서부터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일하고 싶었으나 부모님 특히, 어머니 반대가 심했다”고 돌아보기도 했다. 손 감독의 부모님도 식료품점을 운영했다.
주요 관객층은 여성이고 20대다. 멀티플렉스 체인 CGV에 따르면 ‘엘리멘탈’의 관객 69%가 여성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40.4%)가 가장 많고, 30대(28.5%)가 뒤를 잇고 있다. 젊은 여성 관객이 진로를 두고 부모와 갈등하면서도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되는 앰버에 더 감정이입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황재현 CGV 전략담당은 “한국적 요소가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과 정서가 비슷한 베트남에서 지난 주말 흥행 1위를 한 것도 눈여겨볼 점”이라고 말했다. ‘엘리멘탈’ 국내 관계자는 “가족애라는 보편적인 소재가 국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걸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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