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中 의존도 낮춰라'…G7·글로벌 기업, '수출통제' 대안찾기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중국이 반도체 원료재료인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하자 주요 선진국과 글로벌 기업들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로이터·블룸버그통신은 6일(현지시간) 이번 수출 통제 조치에 주요 7개국(G7)과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산 원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노력을 가속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을 다음 달부터 통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이번 방침을 두고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인공지능(AI)과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첨단반도체와 반도체 생산 장비 등에 대한 포괄적인 대중국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으며, 조만간 후속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갈륨과 게르마늄은 반도체와 방위 기술, 다른 첨단 산업에 사용된다.
이번 조치로 전기차 배터리 등에 사용되는 핵심 원료를 가공하고 조달하기 위해 '디리스크'(de-risk·위험 제거)를 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했다고 외신들은 진단했다.
중국의 수출 통제 조치로 갈륨과 게르마늄 등 광물 가격이 상승할 경우 일본이나 캐나다, 미국과 같은 다른 국가에서 이를 조달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유럽의 제련업체 니르스타는 중국의 제한 조치로 인한 공급 부족을 완화하기 위해 호주, 유럽과 미국에서 게르마늄과 갈륨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웨덴의 통신장비 제조업체 에릭슨은 다변화된 공급 업체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다음 단계로 이번 조치의 영향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만의 한 고위 당국자는 로이터에 이번 중국 수출 통제 조치가 "새로운 보복의 물결"이라며 "맞대응을 위한 접근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대만 외교부의 리춘(李淳) 정무차장(차관)도 중국의 이번 조치가 대만·한국·일본 등이 이들 핵심 광물 공급과 관련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데 속도를 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말했다.
한국은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입장이며, 일본은 중국 수출 통제 조치의 영향에 대해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조치가 유럽연합(EU) 내에서 단기적으로 공급망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며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논의에 박차가 가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EU는 앞서 지난달 전기차 배터리 등에 필요한 핵심 원자재의 제3국 의존도를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핵심원자재법'(CRMA) 입법을 위한 협상안을 채택한 바 있다.
미국 상무부는 전날 중국의 수출 제한 방침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미국은 이를 해결하고 핵심 공급망에서 탄력성을 구축하기 위해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의 통제 조치가 단기적으로 공급 문제와 높은 가격을 유발할 수 있다고 전망하지만, 오히려 중국이 더 손해를 보는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컨설팅업체 스트랜드 컨설트의 존 스트랜드 최고경영자(CEO)는 "통제 조치의 효과로 가격이 오르겠지만 중국에 미치는 영향만큼 다른 국가에 미치는 영향이 고통스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과거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통제한 적이 있지만, 각국이 대체 공급처 확보에 나서면서 중국의 시장 점유율이 감소한 전례가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이 2010년 일본과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영유권 분쟁 당시 희토류 수출을 통제했다.
그러나 미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미국·호주 등이 희토류 생산을 늘리면서 2010년 98%였던 중국의 희토류 공급 점유율은 지난해 70%로 낮아졌다.
게다가 이번 통제 대상이 된 갈륨·게르마늄은 희귀한 금속은 아니지만 중국이 비용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장악해 왔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다른 국가를 제재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거대한 자국 시장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거나 전략적으로 중요한 상품의 수출을 제한하는 것이지만, 이는 오히려 중국이 피하고 싶어 하는 '디커플링'(decoupling·산업망과 공급망에서의 특정국 배제)을 촉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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