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푸르 아랍계 부족들, 신속지원군 지지…수단 분쟁 판 흔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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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군벌 간 무력 분쟁이 석 달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부 다르푸르의 아랍계 부족들이 정부군과 맞선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 지지를 선언했다고 AFP 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남다르푸르 주(州)의 주요 7개 아랍계 부족 지도자들은 전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부족원들에게 정부군에 등을 돌리고 RSF를 위해 싸우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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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수단 군벌 간 무력 분쟁이 석 달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부 다르푸르의 아랍계 부족들이 정부군과 맞선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 지지를 선언했다고 AFP 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남다르푸르 주(州)의 주요 7개 아랍계 부족 지도자들은 전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부족원들에게 정부군에 등을 돌리고 RSF를 위해 싸우라고 촉구했다.
다르푸르 지역에서 오래 활동한 언론인 압델모네임 마디보는 이에 대해 "이번 선언은 수단 군벌 간 분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또 이번 선언은 서다르푸르 주 주도인 주네이나에서와 마찬가지로 남다르푸르 주를 아랍계와 비아랍계로 갈라놓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네이나에서는 최근 RSF와 합세한 아랍계 부족들이 비아랍계 민간인들을 닥치는 대로 해치면서, '다르푸르 대학살' 재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2003~2004년 다르푸르에서는 오마르 알바시르 당시 대통령 정부가 차별에 대항하기 위해 무장 봉기한 비아랍계 주민들을 아랍계 잔자위드 민병대를 동원해 강경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약 30만명이 목숨을 잃고 160만명이 고향을 떠나 난민이 됐다. 당시 아랍 민병대 사령관은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재판을 받고 있으며 알바시르 대통령 등 다른 관련자들도 ICC가 기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당시 학살을 주도했던 민병대 잔자위드는 지난 4월 중순부터 석 달 가까이 정부군과 맞서고 있는 RSF의 모태가 됐다.
4천800만명에 달하는 수단 인구 가운데 4분의 1이 몰려 사는 다르푸르 지역에 뿌리를 둔 많은 젊은이가 정부군과 RSF에서 활동하고 있다.
특히 남다르푸르와 동다르푸르를 관할하는 정부군의 이인자는 아랍계 미세리야 부족 출신이고, 다수의 장교는 RSF를 이끄는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과 같은 리제이가트 부족 출신이다.
이들 부족의 지도자들 역시 이번에 RSF 지지 성명에 동참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정부군 내 아랍계 부족 출신 장교들과 병사들의 이탈이 생길 가능성이 있고, 정부군 내에서 아랍계와 비아랍계가 반목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다르푸르 지역 전문가인 애덤 마흐디는 "이번 아랍계 부족 지도자들의 RSF 지지 선언은 엄청난 파급력을 미칠 것"이라며 "이 지역에서 부족 지도자들은 정부 대표와 다름이 없으며, 이들이 없이는 정부군이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이번 선언은 부족들이 정부군 모병에 더는 응하지 않고 RSF에 충성하겠다는 명확한 선을 그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마흐디는 이어 "정부군은 자신들을 남다르푸르에서 밀어내려는 광범위한 연합 전선을 맞이할 수 있다"며 "이 경우 다른 부족들을 무장시켜 대리전을 치르려는 유혹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남다르푸르와 동다르푸르에서는 주민중 일부는 벌써부터 RSF를 위해 싸우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리제이가트 부족 출신의 아담 이사 비샤라는 "RSF를 위해 수도 하르툼에서 싸울 준비를 하고 있다"며 "그들은 우리의 사촌이다. 우리는 그들을 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민정이양 논의 과정에서 조직 통합과 통합조직의 지휘권을 두고 갈등해온 수단 정부군과 신속지원군은 지난 4월 15일부터 무력 분쟁에 돌입했다.
분쟁이 석 달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200만명이 넘는 피란민이 발생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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