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엽 안장 기록의 '친일반민족행위자'는 어떻게 붙게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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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부가 고(故) 백선엽 장군의 국립현충원 안장 기록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라는 문구를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애초 이 문구가 기재된 경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립대전현충원 홈페이지에서 백 장군의 안장 기록을 검색하면 비고란에 '무공훈장(태극) 수여자'와 함께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2009년)'이라는 문구가 기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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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민규명위가 2009년 발표한 3기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이 근거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국가보훈부가 고(故) 백선엽 장군의 국립현충원 안장 기록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라는 문구를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애초 이 문구가 기재된 경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립대전현충원 홈페이지에서 백 장군의 안장 기록을 검색하면 비고란에 '무공훈장(태극) 수여자'와 함께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2009년)'이라는 문구가 기재돼 있다.
6일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이 문구는 백 장군이 국립 대전현충원에 안장된 다음 날인 2020년 7월 16일 국가보훈처가 명시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이던 2018년 일부 독립운동단체와 여당 일각에서는 현충원에 안장된 친일파의 유해를 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른바 '친일파 파묘법' 입법을 위해 공청회를 개최하고 당 지도부에 친일파 파묘법 제정을 당론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당시 야당과 보수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정치 쟁점화하자 보훈처는 2019년 3월 친일 전력이 있는 현충원 안장자 기록에 관련 정보를 기재하기로 했다.
유해를 이장하지 않는 대신 누구나 검색할 수 있는 안장자 정보에 '친일반민족행위자'라는 문구를 삽입하는 일종의 절충안을 택한 셈이다.
보훈처는 백 장군을 포함해 신태영 전 국방부 장관, 신현준 전 해병대 사령관, 이응준 전 체신부 장관 등 12명의 안장기록에 이 같은 문구를 기재했는데 그 근거는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반민규명위)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이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5월 대통령 소속으로 발족한 반민규명위는 2009년 11월 해산할 때까지 1·2·3기로 나눠 총 1천6명의 친일반민족행위자를 발표했는데, 백 장군은 2009년 발표한 3기 친일반민족행위자 705인에 포함됐다.
반민규명위가 백 장군을 친일반민족행위자로 분류한 근거는 백 장군의 만주국군 경력이었다.
만주군은 일제가 중국 둥베이 지방에 세운 괴뢰국인 만주국의 군대로 백 장군은 1943년 4월 만주국군 소위로 임관한 후 간도특설대에서 근무했다.
만주국 육군 소속의 조선인 부대인 간도특설대는 일제 패망 전까지 공산주의 계열 항일 조직인 동북항일연군과 중국 팔로군을 대상으로 토벌 작전을 벌였다.
백 장군은 생전 간도특설대에 근무한 적은 있지만, 독립군과 직접 전투를 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1983년 일본에서 출간한 '대 게릴라전-미국은 왜 졌는가'라는 책에서 "우리들이 추격했던 게릴라 중에는 많은 조선인이 섞여 있었다…한국인이 독립을 위해 싸우고 있었던 한국인을 토벌한 것이기 때문에 이이제이(以夷制夷)를 내세운 일본의 책략에 완전히 빠져든 형국이었다.…그렇다 하더라도 동포에게 총을 겨눈 것은 사실이었고, 비판을 받더라도 어쩔 수 없다"라고 적은 바 있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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