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부동산시장 … 그래도 '황금알 재건축'은 관심을 ['살집팔집' 고종완의 부동산 가치분석]

2023. 7. 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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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핫플레이스
서울 거래 늘고 가격 오르고
지방은 '악성 미분양' 증가
각종 지표 혼조세 보이면서
서울 재건축단지 다시 주목
한보미도맨션·잠실주공 등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유망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단지. 매경DB

올해 하반기 부동산 시장 흐름을 어떻게 봐야 할까. 대세 상승과 2차 하락을 놓고 한창 논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판단을 내리긴 어렵다. 여러 지표가 혼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들어 확실해진 건 재건축 단지들의 상승세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하반기 집값 바닥론과 함께 재건축아파트가 부동산 시장의 대장주로 재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올 상반기 전체 주택시장의 흐름을 살펴보는 게 순서다. 상반기 주택시장의 특징은 한마디로 롤러코스터를 탄 가운데 '양극화'가 뚜렷했다. 선도 지역인 서울에서는 거래 감소에서 증가로, 가격 하락에서 상승으로 급변동이 나타났다. 이를테면 가격 선행지표인 거래량의 경우 작년 7월 이후 월별 거래량은 1000건을 밑돌았으나 올해 1월 1416건, 2월 2459건, 3월 2983건, 4월 3183건, 5월 3306건으로 큰 폭 뛰었다. 덩달아 매매가격도 상승했다. 부동산R114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서울지역 아파트는 최근 5~6월 상승 거래량이 66.5%로 3~4월 조사 때보다 2.9%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그렇다면 집값 바닥론은 믿을 만한가. 집값 폭락론이 힘을 받던 연초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집값과 전셋값의 하락폭이 둔화되는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서울에 이어 경기, 인천 등 수도권으로 아파트 매매가격 확산세가 목격되고 있다. 과거 경험을 보면 서울 등 수도권으로 상승세가 확산되면 전국으로의 확산은 시간문제다. 수도권 다음으로는 원주, 춘천 등 강원과 천안, 아산, 대전, 세종 등 충청권은 물론 광주, 대구, 부산, 울산광역시까지로 확대됐다는 얘기다.

그러나 분양시장을 살펴보면 혼란스럽다. 미분양 증가세는 주춤하지만 지방에서는 악성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다. 청약 경쟁률은 높아지고 있으나 인허가, 착공, 분양 단계 3대 물량은 되레 감소하고 있다. 역전세가 심화되는 한편 전세가격 하락폭이 둔화되는 지역도 늘어나고 있다. 아마도 지역별 양극화와 더불어 수요자와 공급자의 시장 기대감이 다르고 이해관계 충돌로 내 집 마련 시기와 전략이 엇갈리기 때문으로 보인다. 참고로 이런 혼란스러운 장세는 처음이 아니다. 과거에도 국면 전환기와 과도기에 흔히 목도되는 전형적인 현상이다.

올 하반기 시장을 정확히 관측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최근 여러 부동산 관련 전문기관의 전망 보고서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연초만 해도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던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6월 주택시장동향'을 통해 "올 하반기 시장 회복세는 유지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5월 말 세미나에서 "하반기 주택가격은 0.7% 하락하고 연간 4.8% 떨어질 것"이라면서도 "수도권은 보합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수도권은 최저가 매물이 소진되고 기저효과에 따른 기술적 회복이 예상된다는 근거다. 그간 줄기차게 폭락을 예언했던 일부 전문가들도 5개월도 안 돼 집값이 저점을 찍었다고 갑자기 말을 바꾸고 있다.

2021년 10월께 고점을 찍은 서울 아파트 시장이 작년 말부터 올해 1월 사이에 1차 저점을 찍고 2월부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인다는 점은 사실이다. 하지만 서울지역 아파트 월별 거래량이 최근 5~10년 평균치인 약 5000건에 못 미치는 데다 거래 증가 기간도 연속 2분기(6개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선행지표이자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존재하는 전세가격이 아직까지 상승세로 전환하지 못한 상황을 간파할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필자는 전고점에서 2년째 되는 올 9~10월께가 분수령이 되는 한편, 내년 봄 이사철에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전망한다. 만일 올가을 이사철까지 거래 증가-가격 상승이 이어진다면 거품 해소-시장 연착륙-가격 안정의 가능성은 커진다는 진단이다. 저점을 찍고 바닥을 탈출하기까진 좀 더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필자는 참고로 L자형 혹은 U자형 부동산 경기 회복세를 점치고 있다.

한편 서울 강남4구를 중심으로 집값 회복세가 뚜렷해지자 재건축아파트가 부동산 시장의 대장주로 재부상하고 있다. 강남3구를 필두로 용산, 성수, 여의도 한강변 재건축단지 가격이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목동, 영등포, 마포, 상암지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예를 들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 4차 전용면적 208㎡는 64억원(12층)에 매매돼 2021년 1월 종전 최고가(52억7000만원)보다 11억3000만원 올랐다.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2차 전용면적 190㎡는 51억5000만원(13층)에 거래돼 지난해 4월(11층·43억원)보다 7억원 이상 높다. 재건축아파트가 부동산 시장을 폭주하고 있다.

재건축은 도심권 지역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인가. 답은 그럴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규제 완화, 공급 확대, 주거의 질적 향상이라는 공약과 주택정책의 최대 수혜 부동산이자 최적화된 투자 해법으로 꼽힌다. 안전진단 축소, 용적률 상향, 층고 완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담 완화 조치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주의할 점도 있다. 재건축은 7~10년 이상 소요되는 장기 투자 사업이고 거액의 목돈이 들어가는 데다 정책 변화와 경기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해 위험성이 큰 편이다.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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