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치매?…‘만성 외상성 뇌병증’ 여성도 격렬한 운동 시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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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20대 여성 스포츠 선수가 숨진 뒤 수개월 만에 이례적으로 '만성 외상성 뇌병증(CTE)' 진단을 받아 영국 가디언‧AP통신 등 외신에 보도되며 주목받고 있다.
격한 운동을 반복하는 운동선수들에게 자주 발생해 '복싱치매' 등으로도 불리는 CTE는 어떤 질환일까.
크리스 노윈스키 뇌진탕유산재단 CEO는 "여성 운동선수에 대한 CTE 첫 진단은 여성 스포츠계에 경종을 울릴 것"이라며 "머리에 미치는 반복적 충격을 방지함으로써 CTE를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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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20대 여성 스포츠 선수가 숨진 뒤 수개월 만에 이례적으로 ‘만성 외상성 뇌병증(CTE)’ 진단을 받아 영국 가디언‧AP통신 등 외신에 보도되며 주목받고 있다. 격한 운동을 반복하는 운동선수들에게 자주 발생해 ‘복싱치매’ 등으로도 불리는 CTE는 어떤 질환일까.
호주 스포츠 뇌 은행(ASBB) 연구진은 4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신경병리학’에 연구결과를 게재해 호주풋볼리그(AFL) 여자부에서 활동한 헤더 앤더슨이 CTE을 겪었다는 사후진단을 내렸다. 세계적으로 여성에 대한 CTE 진단사례는 극소수고 프로 스포츠 여성선수로는 앤더슨이 처음이다.
마이클 버클랜 ASBB 책임 연구원은 앤더슨의 CTE 진단에 “피질(뇌의 가장 바깥쪽 표면 부위)에서 CTE 병변이 여러개 있었다”며 “그것은 내가 봤던 수십건의 남성 사례들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비슷했다”고 말했다.
앤더슨은 2022년 11월 28세의 나이에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고, 유족은 앤더슨의 사인을 잘 이해하고 싶다는 바람에 그의 뇌를 ASBB에 기증했다.
CTE는 1928년 은퇴한 복싱선수들에게 나타나는 치매증상이 의학계에 알려지며 관련 연구가 시작됐다. 이 때문에 초기에는 ▲복싱치매(Dementia Pugilistica) ▲펀치 드링크(Punch Drunk) 등의 이름이 붙었으나 지금은 CTE의 한 형태로 치매증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반복적인 두부 손상(뇌진탕 등)이 주된 위험요인으로 꼽히지만 CTE 발생까지의 손상 횟수와 힘의 크기는 확인되지 않았다. 명백하게 경미한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여러번 뇌진탕을 경험한 선수의 약 3%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수치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머리에 반복적으로 강한 외부 충격이 이어질 때 뇌가 흔들리면서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에 영향을 미쳐 정보전달 속도가 느려지게 되는 게 원인이다. 특히 부검 시 대뇌 피질 전두엽에서 비틀린 단백질 형태가 관찰된다. 또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다발이 손상된 모습도 보인다.
CTE가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은 것은 2015년 보스턴대학교 뇌손상센터가 본인이나 가족이 두뇌를 기증한 전직 미식축구선수 91명의 뇌를 부검하면서다. 이때 95.6%인 87명에게서 반복적인 뇌진탕과 두부외상 등 CTE 흔적이 발견됐다.
치료 방법은 아직 없다. 다만 운동 과정에서 안전을 위한 보호구 등의 지원 조치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심리상담과 항우울제, 안정제 투여가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위험을 줄이기 위해 뇌진탕을 경험한 사람은 일정 기간 동안 휴식을 취하고 운동과 기타 활동을 삼가야 한다.
특히 세계적으로 신체 접촉이 심한 스포츠를 즐기는 여성이 늘어난 만큼 CTE 위험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크리스 노윈스키 뇌진탕유산재단 CEO는 “여성 운동선수에 대한 CTE 첫 진단은 여성 스포츠계에 경종을 울릴 것”이라며 “머리에 미치는 반복적 충격을 방지함으로써 CTE를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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