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멘탈 박스오피스1위… 이유있는 애니의 ‘역주행’ [엄형준의 씬세계]
박스오피스 3위 출발 뒤 1위 올라
SNS 긍정 평가에 성인 관심 증가
슈퍼 마리오·슬램덩크도 ‘뒷심’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인 ‘엘리멘탈’이 역주행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플래시’의 인기를 금세 넘어서며 2위로 한 계단 순위가 상승했고, 지난달 24일 토요일 1위로 올라섰다. ‘스파이더맨: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귀공자’, ‘인디아나 존스:운명의 다이얼’ 등이 개봉했지만, ‘엘리멘탈’의 인기를 넘어서진 못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올해 개봉일 기준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하지 못한 영화 중 1위로 ‘역주행’을 한 영화는 모두 애니메이션이다.
누적 관객 수는 △‘엘리멘탈’ 250만명 △‘스즈메의 문단속’ 553만명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353만명 △‘더 퍼스트 슬램덩크’ 500만명이다. ‘범죄도시3’을 제외한 올해 한국 영화 개봉작의 관객 수를 압도한다.
업계는 이런 애니메이션의 인기 역주행과 성공 원인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평점 등을 통한 입소문과 성인 관객의 높은 유입률을 꼽는다.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엘리멘탈의 경우 어린 관객과 성인들로부터 고른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CGV의 연령대별 관객은 △10대 4.1% △20대 40.7% △30대 26.2% △40대 21.6% △50대 이상이 7.4%다. 여성 관객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도 이 영화의 특징이다. 동양적인 가족 내에서 성장통을 겪고 있는 여성형 원소(불)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에 20대 여성이 특히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극장 관계자는 “어린이를 동반한 성인 고객도 있겠지만, 연인 혹은 친구와 극장을 찾은 여성 관객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상영관의 90% 이상이 어린이 관객 유입의 걸림돌인 ‘자막’이라는 점도 이런 분석에 무게를 더한다.
올해 국내에서 성공한 애니메이션이 모두 ‘따뜻한’ 영화라는 것도 주목된다. 영화업계 관계자는 “가슴을 어루만져 주는 애니메이션이 정서적으로 메말라 있던 어른들에게 감동을 주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촌평했다.
애니메이션이 틈새시장을 잘 공략했다는 분석도 있다. 보통 극장가 비수기로 여겨지는 1∼4월에 애니메이션이 주로 개봉하면서 재미를 봤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이 기간 한국 영화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한 부진을 보였다는 점에서, 이를 애니메이션 흥행의 주요한 이유로 보긴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엄형준 선임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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