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교사 주도 하이터치 하이테크 미래교육을 구현하자

2023. 7. 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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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영 이화여대 교수

학교는 대량교육 체제로 시작됐다. 시민혁명 이후 공교육 체제가 등장하며 모든 시민을 위한 효율적 교육제도로 학교가 등장했다. 학교는 산업사회에서 많은 지식과 정보를 암기하고, 빠른 계산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현재 운영되는 학교의 표준화된 교육과정은 학습자 수준이나 속도와 무관하게 연령에 맞도록 운영되고 있다. 또, 교실의 학생 개개인은 공장 컨베이어 벨트에서 제품이 조립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1년 단위로 진급과 진학을 하고 있다.

◇학교의 문제를 인식하는 것이 혁신 출발

대량교육 시스템에서는 학습 주체인 학생이 교육의 대상, 즉 객체화된다는 것이 문제다.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학교 운영은 평균을 지향하고, 학습 내용·속도·방법은 평균적 학생을 가정하고 구성돼 있다. 학생 개개인마다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는 현실을 외면한 채, 평균적 신체 사이즈로 맞춘 옷을 모두에게 입도록 한다면 결국 모두가 맞지 않는 옷을 입게 되는 상황을 초래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학교 현장에 적용되는 교육과정이 평균을 지향, 학생 모두에게 맞지 않는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학교에서 많은 학생이 매시간 이뤄지는 수업에서 소외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평균의 함정에 빠져있는 학교를 혁신하고자 하는 실천적 노력이 지속돼 왔지만, 개인별 맞춤형 교육의 구현은 제한된 교육 재정이라는 현실에 직면해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대부분 학생이 학교에서 본인에게 맞지 않는 교육을 받고 있다는 현실을 인식할 때, 미래교육을 위한 혁신이 이루어질 수 있다.

◇미래교육을 위한 HTHT 교육

학교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교육 분야 첨단 에듀테크 기술 활용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AI 기반 에듀테크는 평균의 함정에 빠진 학교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론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이터치 하이테크(High Touch High Tech, HTHT) 교육은 인간 교사가 첨단 기술을 활용해 개인별 맞춤형으로 창의적 학습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교육 분야에서 AI 등 첨단기술을 잘 활용하는 것을 포함한다. AI의 교육적 활용(AI in Education)은 학생 개인이 필요로 하는 수준 학습, 즉 적은 비용으로 맞춤형 개별화 학습을 구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재 에듀테크 산업 분야에서 개발해 다양한 형태로 적용되고 있는 AI 활용 교육 시스템은 학생 수준에 맞춰 성공할 때까지 학습을 지원할 수 있다.

AI 시대 미래 교육은 다양한 에듀테크를 활용해 지식을 학습하고, 이를 기반으로 창의적 교육이 이루어지는 하이브리드 러닝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는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되 창의적 교육은 교사 주도로 학생과 함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이를 교사와 함께하는 하이터치(High Touch) 교육, 에듀테크 기술을 활용한 하이테크(High Tech) 교육의 결합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학생이 학습에 성공하고 각자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교육이 바로 미래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다.

◇하이터치 교사가 주도하는 미래교육

HTHT 교육은 플립러닝 방식을 활용하되 사전 학습에 동영상 뿐만 아니라 다양한 맞춤형 학습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다. 사전학습은 동영상을 통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지만 AI와 빅데이터 기반 지능형 튜터링 시스템(ITS)을 활용하면 지식의 이해와 암기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사전학습 과정에서 첨단 기술을 활용해 맞춤형 교육을 구현하는 것을 하이테크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하이테크 교육을 지원하는 다양한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 교육부는 2025년부터 교과서를 디지털화해 맞춤형 학습이 가능한 형태인 'AI 디지털 교과서'를 학교에 보급할 계획으로 있다.

하이터치 교육은 사전 학습, 본 수업, 후속 학습 과정에서 학습자 교육 성과를 이끌어내는 교사 역할을 의미한다. 아무리 좋은 교육자료와 시스템이 있어도 학습 동기가 부족하다면 교육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개인별 목표를 설정하고 학습 계획을 수립하는 자기주도적 학습 과정을 이끌어주는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개별 학생에 대한 정확한 진단 데이터가 필요한데 이를 AI 보조교사가 도와주는 것이다. 본 수업에서는 교사가 창의적 학습에 이를 수 있도록 지식을 바탕으로 '적용, 분석, 평가, 창조'의 고차원적 학습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후속 학습 과정에서 학생이 학습 결과를 이후 학습에 이어갈 수 있도록 전이(transfer)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하이터치 하이테크 교육은 교사가 다양한 첨단 기술을 활용해 학생 중심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새로운 교육 방식을 의미한다. 학생이 스스로 질문하고 타인과 생각을 적극적으로 교환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을 학습 전에 비해 더욱 발전시키고 보다 깊은 이해에 도달할 수 있도록 교육을 운영할 수 있다. AI 보조교사는 하이터치 하이테크 교육 과정에서 교사를 돕는 역할과 함께 학습자를 지원하는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교육의 중요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형 HTHT 교육을 K-Edu 선봉장으로

국내 에듀테크 기업은 AI 디지털 교과서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학교에서 적용될 수 있는 AI 디지털 교과서 개발은 한국형 HTHT 교육의 기본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AI 디지털 교과서는 미래교육 혁신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형 에듀테크 개발과 적용 시도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미래인재 육성의 모델이 되기를 기대한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 jychung@ewha.ac.kr

〈필자〉정제영 교수는 이화여대 미래교육연구소장직을 맡고 있는 미래교육 전문가다. 서울 출신으로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대학원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제44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사무관과 서기관을 거치며 교육정책 기획과 집행을 수행했다. 이화여대 교수로 부임해 교육학과장, 호크마교양대학장, 기획처장을 역임했다. 현재 교육부가 지정한 미래교육연구소장, 창의교육거점센터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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