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벽은 높았다, 챗GPT 출시 7개월 만에 방문자수 꺾여
“학생들 방학 맞아 일시적 감소” 희망론에
“추세 꺾여, 구글 대항마 못돼” 반론 우세
지난해 11월 출시 후 글로벌 생성형 인공지능(AI) 붐을 일으킨 챗GPT의 인기가 한 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 시각) 트래픽 분석 업체 시밀러웹에 따르면 챗GPT의 글로벌 트래픽(PC 및 모바일웹 총합)은 지난 6월 전월 대비 9.7%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순방문자 수도 5.7% 줄었고, 이용자들이 웹사이트에서 보낸 시간도 8.5% 감소했다. 지난 5월 출시한 아이폰용 챗GPT 앱 다운로드 수도 한 달 만에 전월 대비 38% 줄었다. 챗GPT의 트래픽·체류시간 등 각종 지표가 감소한 것은 서비스 출시 후 처음이다. 일각에선 “챗GPT를 많이 쓰는 학생들이 방학을 맞아 일시적으로 감소했을 수 있다”는 희망론도 나오지만, “정점을 찍고 내려온 게 맞는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데이비드 카 시밀러웹 선임 인사이트 매니저는 “트래픽 감소는 챗GPT의 참신함이 사라지고 있다는 신호”라며 “이제부터는 정말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할 때가 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 상반기 챗GPT 열풍을 주도했던 것은 ‘구글이 점령하고 있는 검색 시장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이었다. 키워드를 치면 쏟아지는 수많은 검색 결과에서 일일이 정보를 찾아야 하는 구글과 달리, 챗GPT는 구체적인 질문을 하고 딱 맞는 결과를 한번에 얻을 수 있다. 이용자들이 구글을 버리고 챗GPT를 주 검색엔진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다. 여기에 위협을 느낀 구글도 부랴부랴 챗GPT의 대항마인 ‘바드’를 내놓고 연구 역량을 AI 챗봇 개발에 집중했다. 하지만 챗GPT가 출시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엔진 ‘빙’에 탑재된 후에도 검색 시장의 판도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시밀러웹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92%인 반면, 빙의 점유율은 2.8%에 불과하다. 사용자 패턴도 격차가 크다. 6월 1일 기준 세계에서 방문자 수가 가장 많은 웹사이트인 구글에서 이용자가 한 번 방문할 때마다 평균 체류하는 시간은 10분 49초였다. 챗GPT는 구글의 반 토막 수준인 4분 33초, 빙은 6분 50초다. 이탈률(특정 웹사이트에서 이용자가 한 페이지만 보고 떠나는 비율)도 구글은 28.2%인 반면 챗GPT는 41.8%에 달했다. 구글을 방문해 검색을 하나라도 하는 사람이 대다수인 반면, 챗GPT는 절반에 가까운 이용자가 웹사이트를 켜보기만 하고 떠났다는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아의 저스틴 포스트 애널리스트는 “구글도 급하게 AI챗봇을 검색 엔진에 통합할 필요가 없을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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