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원 기계 활용했지만…"담이 수상" 눈썰미에 마약 일당 검거(종합)

김예원 기자 2023. 7. 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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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주택가에서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의 계좌를 이용하고 건강기능식품 제조기계로 마약을 정제하는 등 치밀한 행적을 보였지만 경찰의 추적을 피하지 못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A씨(28) 등 마약류 제조·유통책 4명과 P씨(26) 등 운반책 3명, 투약자 L씨(38) 등 총 8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고 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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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 '던지기 일당' 8명 검거…2만명분 마약 유통
행적 숨기기 치밀…"심야 수상한 사람" 제보에 덜미
일당 현장에서 발견된 마약 제조 및 유통 증거 물품. (용산경찰서 제공) 2023.7.6/뉴스1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심야 주택가에서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의 계좌를 이용하고 건강기능식품 제조기계로 마약을 정제하는 등 치밀한 행적을 보였지만 경찰의 추적을 피하지 못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A씨(28) 등 마약류 제조·유통책 4명과 P씨(26) 등 운반책 3명, 투약자 L씨(38) 등 총 8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고 6일 밝혔다.

제조·유통책 중 A씨 등 2명은 구속됐고 2명은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이다. 운반책 중 P씨 등 2명은 구속 송치됐으며 1명은 5일 검거돼 구속영장 신청 절차를 밟고 있다.

경찰은 이들의 주거지와 은신처, 차량 등에서 엑스터시 가루 2845.4g과 정제 395정, 액상대마 717.7㎖, LSD 946탭 등 1만9606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마약(10억1800만원 상당)을 압수했다.

A씨 등 제조·유통책 4명은 동네 선후배 사이로 제조·유통 등으로 역할을 나눈 후 서울과 경기 은신처에서 마약류를 제조 및 가공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렌터카로 심야 주택가에 마약을 은닉하면 운반책들이 투약자들이게 '던지기 방식'으로 유통했다.

이들은 텔레그램 대화방 2개를 운영하며 '고액 알바 구인'을 미끼로 운반책을 모집했다. 지원자가 연락하면 신분증 사진 등을 받아 신원을 확인하고 두번째 텔레그램 방으로 초대했다. 적은 양부터 조금씩 마약을 유통하게 해 점차 양을 늘리는 방식을 사용했다.

P씨 등 운반책들은 LSD, 액상대마를 대용량으로 운반했을 뿐 아니라 소분 작업에도 참여해 자신들이 마약 유통에 관여하는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P씨의 휴대전화를 분석해 은닉장소 116곳을 특정하고 그중 74곳에서 LSD, 액상대마 등을 회수했다.

이들은 검문을 피하기 위해 마약을 가루 형태로 반입한 후 건강기능식품 제조기로 알약 형태로 가공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엑스터시 가루가 알약 형태로 한국에 들어오면 검문 단계를 거칠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피하기 위해 가루 형태로 밀반입했다가 다시 정제해 알약 형태로 유통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화단에서 뿌려진 마약을 수거하는 모습(왼쪽)과 은신처에서 발견된 대마 재배 텐트(오른쪽). (용산경찰서 제공) 2023.7.6/뉴스1

이들은 은신처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도보로 이동하는 등 행적을 숨기기 위해 노력했지만 한 시민의 눈썰미에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심야에 수상한 사람이 담에 뭔가를 두고 간다"는 신고가 5월 중순 들어자 곧바로 출동해 액상 대마가 화단에 숨겨진 것을 확인했다. 이후 6월12일 수도권 은신처에서 P씨를 검거해 구속하고 마약을 찾으러 온 매수자 L씨도 붙잡았다.

경찰은 P씨의 은신처를 수색하던 도중 미처 유통하지 못한 LSD 등 마약류를 다량 발견했다. 이후 윗선 유통책을 추적하다 A씨 등 4명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경찰은 제조·유통책이 마약류 밀반입 및 텔레그램 대화방 운영자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정황을 포착하고 운반책과 매수·투약자 추가 검거 및 범죄 수익금 추적에 집중할 계획이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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