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위해 고꾸라뜨린 말 사망...KBS ‘태종 이방원’ 제작진 기소

‘태종 이방원’ 말 학대 장면. 사진|KBS 캡처

낙마신 촬영을 위해 달리던 말을 넘어뜨린 KBS 사극 ‘태종 이방원’ 제작진이 동물학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서울남부지검 형사2부(권방문 부장검사)는 촬영 과정에서 말을 학대해 논란을 빚은 KBS ‘태종 이방원’ 제작진 3명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방송사 KBS에도 양벌규정을 적용해 같은 혐의로 기소했다.

김모(58) PD 등 제작진 3명은 2021년 11월 2일 낙마 장면 촬영을 위해 말의 앞다리를 밧줄로 묶은 뒤 말을 달리게 하다 바닥에 고꾸라지게 했으며, 이후 적절한 치료도 하지 않고 방치한 혐의(동물보호법 위반)를 받는다. 당시 고꾸라졌던 퇴역한 경주마 ‘카미’는 촬영 닷새 후인 11월 7일 죽었다.

문제의 장면은 지난해 1월 1일 방송된 ‘태종 이방원’ 7회에 담겨 논란이 일었다.

동물보호법에서는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에게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학대로 보고 금지하고 있다.

방송 후 카라, 동물자유연대 등 동물보호단체는 말의 다리에 묶인 줄을 당겨 강제로 쓰러뜨리는 방식으로 촬영한 현장 영상을 공개하며 “동물 학대”라고 주장했다. KBS가 사과했으나 카라는 고의에 의한 학대라며 제작진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당시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너무나 많은 드라마, 영화 등 미디어에서 많은 동물들이 소품으로 쓰이면서 심각한 부상을 입거나 심지어 사망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