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해보험 매각 다시 원점… 부실금융기관 소송 선고 한 달 뒤로

허지윤 기자 2023. 7. 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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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본안 소송 판결 다음 달로 미뤄
예금보험공사, 재매각 작업 착수 계획 밀려
서울 시내의 MG손해보험 지점 모습. /뉴스1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해보험에 대한 매각 작업이 금융 당국의 계획보다 더 미뤄지게 됐다. MG손해보험의 대주주 JC파트너스와 금융위원회가 다투는 법정 공방의 판결이 밀린 영향이다. 부실기관 경영관리를 맡은 예금보험공사는 금융위의 승소 판결이 나오면, 이달 내 MG손해보험에 대한 매각 작업을 착수할 계획이었다.

서울행정법원은 6일 오후 2시 30분 MG손해보험의 대주주 JC파트너스 측이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실금융기관 지정 관련 본안 소송에 대한 최종 판결을 할 예정이었으나, 판결 선고 기일을 다음 달 10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금융 당국과 MG손보 측은 “법원의 판단이라 자세한 배경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라면서 “재판부가 사건을 좀 더 들여다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다음 달로 미뤄진 판결에 따라 MG손보가 부실금융기관 지정을 벗을 수 있느냐 여부가 달린 데다, 인수합병(M&A)시장 주요 매물인 MG손해보험에 대한 매각 주도권이 결정되기 때문에, 금융 당국과 사모펀드 운용사 JC파트너스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MG손보의 자산과 부채 평가에서 순자산이 마이너스 1139억원에 달해,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에 따라 부실금융기관 요건에 해당한다는 게 금융위의 판단이다. 반면, JC파트너스 측은 ‘보험업 감독규정 상 경영개선명령은 지급여력비율 0% 미만인 경우 이뤄지는데, MG손보의 경우 부실금융기관 지정 이후에도 지급여력비율이 마이너스로 떨어지지 않았다’며 금융위의 처분이 부당하다는 주장으로 맞섰다.

법원의 판단이 미뤄지면서, 예금보험공사가 올해 3분기 내 MG손보에 대한 매각 작업 페달을 밟기 어려워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예금보험공사는 판결이 나오면 곧장 MG손보 매각을 위해 속도를 낼 계획이었다. 그동안 예금보험공사와 JC파트너스가 MG손보 매각 작업을 투 트랙으로 각각 진행하고 있었는데, 법적 갈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마땅한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사실상 매각 작업이 중단된 상태였다.

시장에서는 최근 예금보험공사가 MG손보 재입찰, 즉 2차 공개 매각 작업에 착수하고자 원매자 등 여러 기관과 물밑 접촉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도 “매각을 재추진하려고 검토하고 있다”면서 “재입찰 시기가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JC파트너스 측이 부실금융기관 지정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소송에서 최근 패소하면서, 금융 당국 안팎에서는 이번 본안 소송에서 금융위가 승소할 것으로 점치는 분위기도 있었다.

금융권에서는 법원이 금융 당국의 손을 들어주면서 예보가 매각 주도권을 잡게 되면 MG손보에 대한 매각 성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자산 부채 이전(P&A) 방식’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 있다. 이는 매수자가 주식 지분을 양수하는 식이 아닌 자산과 부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 과정에서 예보가 일부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전략을 쓸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MG손보의 대주주인 JC파트너스가 반기를 들 가능성이 크다. 1심 판결에서 JC파트너스 측이 패소할 경우, MG손해보험에 대한 경영권과 자본 확충 및 매각 추진 계획 등에도 영향이 생기는 것이라 항소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만약 법원이 JC파트너스 측의 손을 들어주면, 금융 당국으로서는 부당한 처분으로 금융사의 손실을 키웠다는 식의 관치 금융 논란 등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금융 당국도 항소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2019년까지 MG손보 대주주는 자베즈파트너스, 사실상 새마을금고중앙회였다. MG손해보험 전신인 그린손해보험은 지난 2012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다. 당시 새마을금고가 P&A 방식으로 인수한 뒤 MG손보로 사명을 바꿨으나 정상화에 실패했다. 결국 2019년 금융위가 MG손보에 대해 경영개선명령을 내렸고, 2020년 자베즈파트너스에서 JC파트너스로 위탁운용사가 변경됐다. 2020년 새마을금고와 우리은행 등 인수금융 지원을 받아 MG손해보험 지분 약 92.7%를 확보한 JC파트너스는 증자 등 자본확충 과제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면서, 이번에 다시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것이다.

MG손해보험이 공시한 1분기 기준 MG손보의 자산은 3조6300억원, 부채는 3조3429억원으로 자본 규모는 2871억원이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0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7억원 줄었다. 수익성 지표를 보면 1분기 영업이익률은 4.77%로 전년 동기 대비 1.66% 감소했고, 자기자본수익률(ROE)은 전년 동기 대비 25.52% 떨어져 7.41%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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