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와 붓다의 연결 고리 도마복음
[[휴심정] 구자만의 종교회통]
1945년 지구엔 두개의 폭탄이 투하됐다. 하나는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이었다. 또 하나는 이집트의 나일강 상류 나그함마디 산 근처 파코미아수도원의 밀봉된 항아리 속에서 발견된 열세 뭉치의 고문서였다. 초기 기독교인들이 기록한 <도마복음> 등으로, 기독교를 로마식으로 윤색한 성서가 아니라 그 이전의 기독교의 원음을 엿볼 수 있는 단서들이었다.
22살에 옥스퍼드대 교수가 된 앤드류 하비는 이 문서들을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에 버금가는 문헌’이라고 평가했다. 초기 그리스도교 전통에서 도마가 저술한 이 책은 예수가 전하는 ‘비밀의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기독교가 기복에 치우진 것과 달리 도마복음은 진리를 말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도마복음은 기독교 신학을 도그마에서 해방시켜 우주적 기독교로 지평을 넓힐 매혹적인 문서로 지목되기도 한다.
예수의 12사도 중 한명으로 성서에도 기록돼 있는 사도 도마는 1세기경 인도에 가서 활동했다. 도마가 인도에 가게 된 시기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50년경부터 70년경 사이에 인도에 도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 남쪽 첸나이 마살라에 있는 성도마 성당은 인도에서 기독교를 전하다 근본주의 힌두교도들에 의해 순교당한 도마의 무덤이 있는 곳으로, 인도에서 가장 유명한 기독교 순례지다.
도마는 인도에 복음을 전파하고, 기독교 교회를 세워 ‘인도의 사도’라고도 불린다. 또한 도마는 힌두교와 불교, 이슬람교와 같은 다른 종교와 교류를 통해 인도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따라서 기독교와 불교, 기독교와 인도의 접점을 찾는데 핵심고리가 바로 도마복음이다.
도마복음은 살아 계신 예수께서 말씀하시고 디두모(Didymos)라고 하는 유다 도마가 기록한 비밀의 말씀이다.
‘살아계신 예수’라는 것은 시공과 생사를 초월하는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 즉, 진리(One)를 가리킨다. 누구나 내면의 살아계신 영이 깨어 있지 못한다면 그것은 죽은 삶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믿음으로 깨어나면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나는 부활(영생)을 통하여 삶과 죽음의 경계를 초월하는 불생불멸의 생명이 된다(생사해탈).
디두모(Didymos)는 그리스어로, 도마(Thomas)는 아람어‧시리아어로 쌍둥이(하나 됨)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디두모(Didymos)라는 유다 도마’는 영적 쌍둥이, 즉 예수처럼 ‘하나(One)의 진리’를 깨달은 유다라는 뜻이다. 예수는 변하는 거짓 나(ego)의 목숨을 버리고 영원불변하는 참나(One)의 목숨을 얻었으며, 유다 도마도 하나님을 깨닫고, 마음의 눈으로 하나님을 본 것이다. 깨달음이란 몸과 마음을 자기와 동일시하던 거짓 나(ego)가 꿈과 그림자와 같은 허상이며, 신성(불성)인 진정한 나(참나)가 영원한 실상(진리)임을 자각하는 하나(One) 됨이다. 따라서 도마복음의 가르침은 이원성인 거짓 나(相, ego)를 제거하면 하나인 참나(진리)를 회복하여 온 세상에 충만한 하나님(如來)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금강경).
‘비밀의 말씀’은 하나(One)인 ‘궁극적 진리’를 성경과 다른 영적 표현을 나타내는 것으로 개인적이며 은밀하게 말씀한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즉, 눈으로 보지 못하고, 귀로 듣지 못하고, 사람의 마음으로 생각하지도 못한 진리를 가리킨다. 성자들의 가르침은 항상 일반인을 위한 공개된 가르침과 영적으로 준비된 사람을 위한 비밀의 가르침으로 구분되어 왔다. 궁극적 진리인 하나님과 하나(One)가 되기 위한 영원한 신성(불성) 깨달음의 복음을 전해준 예수의 영적인 가르침도 그 예외가 아니다.
모양이 없는 궁극적 진리(One)는 기독교에서는 하나님, 예수, 신성, 성령, 천국 등으로 불교에서는 부처, 법신, 여래, 보리, 열반, 실상, 불성, 空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인도의 베다서에서 “우리는 모양이 없는 진리를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부르고 있지만, 신(佛)이 전체로서 하나(One)라는 것을 지혜로운 자는 잘 안다”고 하였다. 현대물리학은 온 우주는 둘이 아닌 하나(One)의 에너지 파동임을 과학적으로 증명하였다. 모양이 없는 ‘영인 창조자’는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분리된 존재가 될 수 없으므로 창조자와 피조물은 전체로서 하나(One)인 순수생명의 에너지(빛)로 보아야한다. 우주는 시간 속에서 창조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창조되는 것은 신의 존재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글 구자만/신흥지앤티 회장&신학자&장로교회 원로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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