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까'페] 31년 만에 전국구 출사표 대구은행…'킬러 메기'일까, '찻잔 속 태풍'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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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우 대구은행장이 6일 대구 제1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중은행 전환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대구은행)]
"은행권 과점체제 쇄신의 '메기 역할'을 하겠다"
시중은행 전환으로 전국구 은행이 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대구은행이 밝힌 포부입니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인가를 받으면 지난 1992년 평화은행 이후 무려 31년여 만에 시중은행이 새로 탄생됩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신청을 공식적으로 하면 신속히 검토해 빠르면 연내에 인가를 내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대구은행이 은행권의 메기를 자처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동안 지방은행이라는 이유로 받았던 불합리한 디스카운트를 시중은행 전환으로 없애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대구은행에 따르면 대구은행의 신용등급은 시중은행의 신용등급과 같은 'AAA'인데 자금조달 부담은 시중은행보다 큽니다. 시중은행과 비교해 선순위채권은 0.04%p(포인트), 신종자본증권은 0.21~0.25%p 높은 금리로 조달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대구은행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1배로, 금융지주 평균 PBR(0.32배)보다 낮아 기업가치도 과도하게 저평가돼있다는 주장입니다.
이처럼 큰 자금조달 부담과 낮은 기업가치가 시중은행 전환으로 개선될 것으로 대구은행은 내다봤습니다.
대구은행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DGB금융그룹의 김태오 회장도 지난 5일 "수도권 고객들이 지방은행에 대한 선입견이 있는데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면 브랜드 파워도 개선되고, 자금 조달 면에서도 유리해질 것"이라고 시중은행 전환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특히 지역은행에서 시중은행이 됨으로써 영업구역 제한이라는 한계를 타파하고 수도권 진출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복안입니다.
다만, 전국구가 돼 지역 의존도가 낮아진다고 해도 지역경제의 조력자 역할까지 놓지는 않겠다는 게 대구은행의 포부입니다. 대구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으로서 전국 영업을 통해 얻은 이익을 대구·경북지역에 재투자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선순환 구조를 꾀하겠다는 것입니다.
[대구은행의 수도권 영업점 수는 시중은행에 비해 압도적으로 적다. (자료=금융통계정보시스템)]
회의적인 전망의 중심에는 '체급차'가 있습니다. 이미 막강한 자산과 영업망을 갖추고 있는 시중은행과 경쟁력 격차가 큰데, 이를 단기간에 메우는 게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국구 공략을 위해 필수적인 수도권 내 대구은행 영업점 수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8개에 불과합니다.
국민은행(563개)과 우리은행(515개), 신한은행(513개), 하나은행(372개) 등 시중은행에 비교 불가 수준입니다.
[대구은행의 자산 역시 시중은행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자료=금융통계정보시스템)]
자산 역시 시중은행에 비해 미미합니다.
1분기 말 기준 대구은행의 자산(은행계정 기준)은 67조원 수준으로, 국민은행(494조원), 하나은행(471조원), 신한은행(445조원), 우리은행(420조원) 등 시중은행의 13% 수준에 그칩니다.
경쟁을 통해 시장은 흔드는 메기가 되려면 덩치도 중요한데, 아직은 시중은행과 상대하기에는 이래저래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시중은행 전환 검토를 해야하는 금융위도 대구은행의 메기 역할에 대해서는 당장의 기대를 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김소영 부위원장도 "대구은행의 경우 전환이 되더라도 기존 시중은행에 비해 규모는 상당히 작은 상황이기 때문에 당장은 아주 큰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존 시중은행 5개에서 1개가 늘어난다는 것 자체도 큰 의미가 있고, 중장기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효과가 생기지 않을까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새로운 시중은행의 탄생이 과점이라는 타성에 젖어있던 은행권에 새로운 자극이 될지, 아니면 '찻잔 속 태풍'에 그칠지 향후 대구은행의 행보에 이목이 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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