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대심도 터널 토사유출사건…'늑장보고' 간부 경징계

건설본부에 대해선 '기관경고'
보고 자료도 일부 삭제 확인

[부산=뉴시스] 부산시 감사위원회가 지난 2월 25일 0시 40분께 발생한 도심 지하 대심도 터널 천장 토사유출 사건에 대한 징계 결과를 6일 발표했다. 한상우 감사위원장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부산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원동화 기자 = 부산시 감사위원회가 지난 2월 25일 0시 40분께 발생한 도심 지하 대심도 터널 천장 토사유출 사건에 대한 징계 결과를 6일 발표했다. 늑장 보고를 한 부산시 간부가 경징계 처분을 받았다.

감사위에 따르면 상황전파 지연과 상황 보고 자료 작성이 부적정한 점, 안전관리계획 업무 처리 미흡한 점을 확인했다.

2023년 부산광역시 안전 관리계획에는 건설 현장에 안전사고가 발생할 시 유선 또는 팩스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사고 및 응급조치 현황 등을 즉시 보고해야 한다.

그런데 건설본부는 안전관리계획의 즉시 보고 사항을 인지하지 못한 채 토사유출 발생 후 2일 17시간 10분이 지난 2월 27일 오후 5시 50분께 행정부시장에게 대면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담당부장은 건설본부장에게 1일 20시간 53분 지연 보고, 건설본부장은 행정부시장에게 9시간 지연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 자료 작성 후 일부가 삭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본부에서 2월 27일 작성한 자료에는 담당부장이 2월 27일 오전 8시 50분에 최초로 사고 상황을 건설본부장에게 보고했다고 돼 있으나 같은 달 28일 시장 상황 보고 자료에는 위 내용이 없었다.

이에 담당부장이 건설본부장에게 최초 보고된 일시가 2월 27일 오후 5시 40분으로 오해하거나, 왜곡되어 늦게 보고하는 등 건설본부의 초동 조치가 늦었다는 비난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상황 보고체계에 혼란을 초래했다.

안전 관리계획 업무 처리도 미흡했다. 건설본부 전체가 안전사고 발생 시 유기적으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건설본부 직원들은 안전관리계획의 내용을 제대로 인지하지 않고 있어 이번 토사유출 사고에 신속한 상황전파 및 체계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

[부산=뉴시스] 토석 붕락사고 발생한 부산 대심도 터널 공사현장. (사진=부산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감사위는 건설본부에 조직 내 미비한 안전관리 시스템 개선토록 기관경고 했다. 도심지 내 대심도 터널공사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하고 돌발적인 상황(인명·재산 피해가 없는 경우 포함)에 신속하고 구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침서를 정비하라고 권고했다.

감사위는 건설본부장에게 부산시 안전관리계획이 지켜지지 않은 이유로 경징계(감봉, 견책) 처분을 요구했다. 안전사고 발생 후 상황전파를 소홀히 한 담당부장은 훈계 조치했다.

한상우 부산시 감사위원장은 "이번 조사로 도심지 대심도 터널공사에 참여하고 있는 사업시행자, 건설관계자 및 주무관청의 관리자에게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하고 시민이 신뢰할 수 있는 선제적·예방적 건설안전 체계를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만덕-센텀 대심도 공사는 부산 북구 만덕동에서 중앙로를 거쳐 해운대 재송동 센텀시티 수영강변대로를 지하터널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전체 길이는 9.62㎞이며 왕복 4차로 규모로, 7832억원을 투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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