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에서만 살아 눈이 퇴화했어요’…국내 발견 신종 거미의 존재 세상에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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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을 동굴에서 보내며 환경에 맞게 진화하는 과정에서 아예 눈이 퇴화한 '진동굴성' 신종 거미의 존재가 전 세계 최초로 그것도 우리나라에서 세상에 알려졌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 동굴성 거미 신종 발견은 우리나라 생물주권 확보 및 강화를 위한 기초 성과 중 하나"라며 "동굴성 무척추 동물의 본격적인 조사·연구 활성화는 물론 주요 서식처인 동굴의 보전·관리를 위한 정책 마련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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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을 동굴에서 보내며 환경에 맞게 진화하는 과정에서 아예 눈이 퇴화한 ‘진동굴성’ 신종 거미의 존재가 전 세계 최초로 그것도 우리나라에서 세상에 알려졌다.
환경부에 따르면 학술적으로 전 세계에서 처음 발견된 생물종을 ‘신종’이라 부르며, 해외에서 서식이 확인됐으나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종은 ‘미기록종’이라고 말한다.
‘진동굴성’은 일생을 동굴 내부에서 보내는 것을 말하며 습기가 많은 환경과 몸의 거리를 두기 위해 다리가 길고, 태양광선을 피하거나 포식자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위장색이 불필요해 몸의 색깔이 흰색에 가까우며 시각기가 퇴화하는 경향이 있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6일 ‘동굴성 거미류’ 생물 다양성 연구로 일생을 동굴에서 서식해 눈이 퇴화한 ‘한국구슬거미(학명 : Telema coreana Oh, Choi and Lee, 2023)’의 존재를 공개했다.
앞서 국립생활자원관은 지난해 2월 이승환 서울대 교수 연구진과의 공동 연구로 경남 합천의 한 동굴에서 이 거미를 발견, 최근까지 생물의 분류학상 위치와 종(Species)의 정보를 바르게 확인하는 작업인 동정과 생태 특성 연구 등을 진행해왔다.
한국을 뜻하는 ‘coreana’와 최초 채집한 연구팀의 오종화 학생, 최용근 동굴연구 전문가 그리고 이 교수의 성(姓)을 가져와 학명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거미 형태가 동굴에서 빛을 받으면 영롱한 구슬처럼 보인다는 이유에서 이름을 ‘한국구슬거미’로 지은 연구진은 올해 안에 ‘국가생물종목록’에 신종으로 등록해 관리할 예정이다.
한국구슬거미는 처음 발견된 동굴의 입구로부터 약 80m 정도 들어간 곳에서 서식하고 있다. 이곳의 내부는 어둡고 기온과 습도도 일정하다.
몸의 크기가 약 1㎜로 습기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한 8개의 긴 다리를 가졌으며, 태양광선이나 포식자를 고려하지 않은 매우 엷은 몸 색깔 그리고 퇴화한 눈 등 형태적 특징이 있다.
동굴의 벽 틈에 편평한 형태의 거미줄을 치고 매달려 산다.
거미줄을 이용해 작은 곤충류를 포식하는 것으로 관찰됐지만, 생활사 등 생태적 정보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이번 채집지 이외의 장소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진동굴성과 반대인 ‘호동굴성 동물’은 동굴과 유사한 환경에 적응해 동굴 내외에서 서식하는 동물로 일부 거미류와 곤충 등이 해당한다.
아울러 이번 발견으로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기록이 없었던 미기록과의 미기록속인 구슬거미과(Telemidae) 구슬거미속(Telema)도 확인하게 돼 학술적 의미를 더하고 있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 동굴성 거미 신종 발견은 우리나라 생물주권 확보 및 강화를 위한 기초 성과 중 하나”라며 “동굴성 무척추 동물의 본격적인 조사·연구 활성화는 물론 주요 서식처인 동굴의 보전·관리를 위한 정책 마련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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