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베팅하는 한국인들…수천억원 쏟아부었다는데
하반기 중국증시 반등 기대감
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6월 5일~7월 5일) ‘TIGER차이나항셍테크 ETF’는 설정액 2195억원 증가해 해외주식형 펀드 중 가장 많았다. 해당 ETF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혁신 테마 기술주들을 30종목까지 편입한다. 전날 기준 리오토, 메이투안, 징둥닷컴(JD닷컴), 텐센트, 알리바바, 샤오비 등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중국 전기차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TIGER차이나전기차SOLACTIVE’에 1660억원이 유입됐다 설정액 증가 2위를 기록했다. 미국 등에 투자하는 ‘ACE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 ‘KODEX미국S&P토탈리턴’, ‘SOL미국배당다우존스’ 등보다 두세배 많은 자금이 몰렸다.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ETF 성적이 최근 높은 편은 아니지만 현재 증시가 바닥을 지나고 있다고 보고 향후 반등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 한 달간 ‘TIGER차이나항셍테크’는 3.99% 수익률을 기록했고 ‘TIGER차이나전기차SOLACTIVE’는 -1.66%로 부진한 성과를 냈다. 반면 ‘ACE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는 21.39%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해 중국의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나타난 데다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갈등까지 악재로 작용하며 중화권 증시는 전세계 상승 흐름에서 소외된 모습이다. 나스닥이 40% 가까이 오르는 동안 홍콩 항셍지수는 약 8% 하락했고 중국상하이종합지수는 3% 상승에 그쳤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이후 중국 경기 모멘텀이 약화되고 기업이익 증가율은 두자릿수 마이너스(-)를 유지했다”며 “미국 정부의 중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규제 검토로 최근 컴퓨터 업종이 급락하며 AI 업종에 쏠렸던 자금이 기타업종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로 위안화 가치가 달러 대비 약세를 이어가는 점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단 분석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하반기 중국의 경기 부양책과 기업 이익 회복을 기대 요인으로 보고 있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중국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반등과 이익 모멘텀 회복은 비관론이 커진 중국 자산 메리트를 점차 부각시킬 것”이라며 “홍콩 증시는 경기 부양책과 미중관계 불확실성으로 2분기 상단 돌파에 실패했지만, 하반기에 홍콩달러 약세 부담이 축소되고 공매도 비중이 점차 하락해 빅테크와 금융 업종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중화권 증시 선호도를 항셍H지수, MSCI 차이나, 상해과창50, CSI300지수 순으로 제시했다.
황선명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중국 리테일 소비는 하반기 경기부양 및 기저효과로 전년 대비 성장이 기대된다”며 “온라인 플랫폼 소비 침투율이 30%대로 높으며, 향후 성장 동력은 ‘외부 활동 증가’와 ‘해외 직구’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중국 기업 중에서 앞으로 12개월 동안 50% 이상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으로 알리바바, 징둥닷컴(JD닷컴), 핑안보험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중국 경기가 지금보다 더 악화될 수 있단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존 6%에서 5.4%로 낮췄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올해 중국의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를 5.5%에서 5.2%로 하향했다. 또 골드만삭스는 지난 2일(현지시간) 중국 부동산 시장이 다시 침체 국면에 접어들며 투기등급 채권(정크본드)의 연체율이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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