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 빼돌릴 수 있다"…美, 中공자학원 등 연계 대학 지원중단

美국방부, 中 정부기관 및 주요 대학 포함된 블랙리스트 공개

/AFPBBNews=뉴스1

미국이 공자학원 등 중국 기관의 지원을 받는 자국 교육기관에 대한 지원금 지급을 중단한다. 중국 정부가 미국 고등교육기관 연구 등에 참여해 첨단기술을 빼돌려 미국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5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달 30일 고등 교육 기관의 정부 지원 관련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외국 기관이 포함된 블랙리스트를 공개했다. 이는 2019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국방예산법) 등의 요구에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기관과 연계된 미국 고등교육기관은 2024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부터 국방부의 연구·개발(R&D) 지원금을 받지 못한다. 만약 지원금을 받으려면 국방부 장관의 별도 허가를 받아야 한다.

국방부는 "여기(블랙리스트)에는 국방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R&D 노력이 국가 또는 경제 안보를 해치는 데 이용되거나 연구 무결성 또는 외국 정부의 간섭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기관이 포함된다"고 블랙리스트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우리 연구 기업의 무결성을 보호하고 유지하는 것은 국가 안보에 필수적"이라며 "학술기관, 업계 파트너, 일반 대중들은 해당 명단에 포함된 기관과 교류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방부 블랙리스트에는 중국 정부 기관과 주요 연구소 및 대학, 러시아 정부 연구소 등이 포함됐다. 또 특정 국가의 인력 개발 프로그램에 참여한 개인도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표시된 부분은 2024회계연도부터 중국 공자학원과 연계된 교육기관은 국방부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는 내용/사진=미국 국방부 홈페이지

구체적으로 중국 기관으로는 구체적으로 중국 기관으로는 공자학원을 비롯해 군의과학학원, 질병통제예방센터, 중국과학원, 중국공학물리학학원, 베이징항공제조기술연구소, 베이징공과대, 베이징항공우주대, 톈진대, 하얼빈공과대, 난징항공우주대 등 수십 개가 명단에 포함됐다. 러시아 기관으로는 모스크바 물리학 및 기술연구소, 러시아 과학 및 고등 교육부의 연방국가예산과학연구소, 쿠르차토프연구소 등이 블랙리스트로 지정됐다.

중국 공자학원은 중국 정부가 자국 문화 등 설파 목적으로 세계에 설립한 기관이다. 최근 미국 등 서방에서는 공자학원이 중국공산당 체제 선전 및 스파이 활동, 해외 유학생 감시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서방 대학 내에 있는 공자학원을 폐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달 30일 미국 뉴욕주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인 알프레도 대학 내 공자학원이 폐쇄되기도 했다.

한편 국방부는 블랙리스트 발표와 별개로 기초연구에 대한 리스크 기반 안보 검토 정책도 시행하기로 했다. 해당 정책 시행으로 국방부가 지원하는 모든 기초연구는 외국 영향력에 따른 이해관계 상충 등의 문제에 대한 점검을 받게 된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