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은 바뀔까, 키를 쥔 두 개의 라이벌 대결
이번 주말 열리는 하나원큐 K리그1 2023 21라운드에서는 팬들이 관심을 갖는 두 가지 중요한 경기가 열린다. 울산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의 ‘동해안 더비’, 그리고 FC서울과 전북 현대의 ‘전설 매치’다. K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들의 대결이라는 것 외에도, 이번에는 ‘흐름’이라는 측면에서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는 한 판 대결이다.
6일 현재 K리그1 순위는 울산이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포항과 서울, 전북이 나란히 2~4위를 구축하고 있다. 즉, 동해안 더비는 1~2위, 전설 매치는 3~4위 간 대결이라는 뜻이다.
오는 8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리는 울산과 포항의 대결은 둘 중 누가 이긴다고 하더라도 순위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흐름상으로는 양팀에 큰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
시즌 개막부터 순항하고 있던 울산은 6월에 힘든 나날을 보냈다. 소속팀 선수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켰고, 대한축구협회(FA)컵 8강에서는 승부차기 끝에 패하는 등 악재가 쏟아졌다.
광주FC와 7월 첫 경기에서 간신히 1-0으로 이겨 한숨을 돌렸지만, 곧바로 동해안 더비가 찾아와 안심할 수 없다. 특히 K리그1은 27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과 팀 K리그의 대결 때문에 마지막 주 경기를 치르지 못해 11~12일 주중 경기가 편성됐다. 이에 K리그1 팀은 7월 3주차까지 4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펼쳐야 한다. 늘 까다로웠던 동해안 더비에서 패한다면,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포항은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인해 매 경기 정상 스쿼드를 꾸리기가 힘들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승점 3점을 챙기는 모습을 보이며 울산의 뒤를 쫓고 있다. 울산이 50점, 포항이 37점으로 격차가 큰 가운데 포항의 현실적인 목표는 2위 사수다. 그런 점에서도 안방에서 열리는 동해안 더비 승리는 꼭 필요하다.
같은 날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과 서울의 대결도 울산-포항전과 비슷한 의미를 갖고 있다. 3위 서울이 승점 33점, 4위 전북이 30점을 기록하고 있는데 서울이 다득점에서 전북을 8골이나 앞서 있어 전북이 이기더라도 순위가 바뀔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전북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이기고 봐야 한다. 단 페트레스쿠 감독 부임 후 공격 축구의 부활 조짐이 보임과 동시에 순위 또한 대폭 끌어올린 전북이지만, 8위 대구FC(승점 28점)와 격차가 단 2점에 불과할 정도로 중위권 격차가 촘촘해 안심할 수 없다. 서울에 패한다면 지금까지의 좋았던 흐름이 끊기는 것은 물론, 다시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
서울도 좋지 않은 흐름을 끊기 위해 전북전 승리가 절실하다. 서울은 최근 나상호의 부진에 임대 기간이 끝난 황의조까지 이탈하면서 공격력에 큰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울산을 위협했던 초반 기세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이번 시즌 최소 실점팀인 전북을 상대로 골가뭄을 끝내고 승리까지 거머쥔다면 다시 치고 올라갈 동력을 얻을 수 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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