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의 아버지‘ 벵거 감독 동상, 에미레이츠에서 공개....’무패 우승‘ 20주년 기념
[포포투]
22년 여간 아스널을 잉글랜드를 넘어 유럽 정상급 팀으로 올려놓은 ’아스널의 아버지‘ 아르센 벵거 감독의 동상이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 세워질 예정이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5일 “아르센 벵거의 동상이 곧 에미레이츠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아스널은 무패 시즌 20주년에 맞춰 특별히 의뢰한 동상을 제작해 왔다”고 보도했다.
벵거 감독은 아스널 뿐 아니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설적인 인물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무려 28년간 감독 생활을 했던 알렉스 퍼거슨에 이어 EPL 역사상 최장수 감독 2위다.
AS모나코, 나고야 그램퍼스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았던 벵거는 EPL의 첫 프랑스 감독이자 아스널의 ’첫 외국인 감독‘으로 1996-97시즌부터 팀에 입성했다. 벵거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팀의 체질을 바꾸어 나갔다. 특히 선수 관리에 있어서 철저했고, 선수들의 음주, 식습관에 대해 엄격히 통제할 뿐 아니라 체력 향상을 위한 비타민 주사 등을 권장했다.
벵거 감독에 대해 이야기할 때 ’아름다운 축구‘는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단 5분이라도 아름다운 축구를 지속하는 것이다”는 어록을 남겼을 정도다. 부임 당시 ’킥 앤 러시‘가 주류였던 잉글랜드에 벵거는 짧은 패스 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전술 색채를 아스널에 입하며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아름다운 축구와 함께 결과까지 챙겼다. 벵거 부임 전 아스널의 직전 두 시즌 동안 리그 순위는 12위, 5위였지만 부임 후 두 시즌만인 1997-98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2004-05시즌까지 2위 바깥으로 밀려나지 않으며, 팀의 최전성기를 무려 8시즌 동안 유지했다. 특히 2003-04시즌에는 이른바 ‘더 인빈서블즈’라 불리는 무패 우승을 달성해 아스널뿐 아니라, EPL 역사에서도 가장 중요한 이정표 중 하나로 남았다.
그 밖에도 22년 동안 벵거가 세운 업적들은 어마어마하다. 재임 기간 동안 리그 우승 3회, FA컵 우승 7회, 커뮤니티 실드 우승 7회 등 수많은 트로피를 팀에 안겼다. 그뿐만 아니라, 1998-99시즌부터 19시즌 연속으로 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을 따냈고 2000-01시즌부터는 17시즌 연속으로 UCL 16강에 진출하는 위업을 이뤄냈다.
하지만 벵거 감독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현대 축구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던 펩 과르디올라와 위르겐 클롭이 이끌던 맨시티와 리버풀의 전력이 강해지면서 4위권 유지가 험난해졌기 때문이다. 결국 2017-18시즌 6위로 시즌을 마치며 20시즌 만에 UCL에 진출하지 못하게 됐다.
벵거는 표면상으로 2017-18시즌 종료 후 계약 만료로 팀을 떠났지만 사실상 경질이었다. 시즌이 끝나기 전 그 사실이 알려졌고, 후에 벵거 감독은 자신의 다큐멘터리에서 “22년간의 감독직에서 물러난 것은 내 결정이 아니었다. 아스널 퇴임은 장례식 같았다”며 당시의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경질에 가까운 사임 후 벵거는 아스널과 거리를 둔 채 2019년부터 FIFA의 육성 디렉터로 지내왔다. 퍼거슨이 감독직을 떠난 후에도 올드 트래포드를 자주 찾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조금씩 관계가 회복됐다. 벵거는 지난 시즌 4년 반 만에 에미레이츠에 돌아왔다. 관중석에서 웨스트햄을 상대로 역전 골을 터뜨린 마르티넬리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모습이 잡히기도 했다. 벵거와 아스널의 관계는 조심스레 개선되기 시작되기 시작했고, ‘아르센 벵거 동상’ 제작 작업이 서서히 진행됐다.
벵거의 동상이 세워지는 것은 큰 의미다. 그동안 동상이 세워진 아스널의 전설은 데니스 베르캄프, 토니 아담스, 티에리 앙리, 허버트 채프먼까지 단 4명뿐이었다. 여기에 벵거 감독의 동상이 추가될 예정이고, 2023-24시즌을 앞두고 공개될 예정이다.
글=’IF 기자단‘ 1기 강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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