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플로리다 스페이스 코스트처럼… 한화우주센터 구축한다

임성준 2023. 7. 6. 15: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제주도, 한화시스템과 협약 “수백억 투자·300명 고용”

제주에 미국 제2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플로리다주 ‘스페이스 코스트’ 우주센터처럼 한화 우주센터가 구축된다. 제주도가 ‘뉴스페이스’ 시대를 열기 위한 민간 우주산업 생태계 구축이 궤도에 올랐다. 

제주도는 6일 위성제조 기업인 한화시스템과 제주 민간 우주산업 육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왼쪽)와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가 6일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우주산업 육성 업무협약을 맺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협약서는 △J-우주 거버넌스 구축 및 제주 특화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 △제주도 민간 우주산업 제조 및 우주체험 인프라 구축 △위성정보 활용 서비스 분야 활성화 △우주 분야 선도인력 양성 프로그램 추진을 담았다.

한화시스템은 수백억원을 투자해 초소형 위성 대량생산을 위한 한화 우주센터를 제주에 구축한다. 우주센터는 부지 3만㎡, 연면적 1만㎡ 규모의 군집 위성 대량생산 제조시설을 갖춘다. 위성영상서비스도 제공한다. 해양쓰레기, 산림 훼손, 산불 등 환경 모니터링과 위치정보기반 자율주행, 도시계획 위성영상서비스를 한다. 직접 고용 300명, 협력사 700명 등 1000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한다고 한화시스템은 설명했다.

한화시스템은 로켓을 우주로 발사하는 미국 동부 플로리다주 ‘스페이스 코스트’를 벤치마킹했다고 설명했다. 제주의 환경과 가장 유사한 환경인 미국 플로리다 스페이스 코스트는 대표적인 발사장 지역이다. 발사장 근처 올랜도에는 디즈니월드, 유니버셜 스튜디오, 씨월드 등의 거대 테마파크들이 위치해 있다.

제주가 우주센터로 낙점된 이유는 지리적 이점이 다른 곳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다. 제주는 △로켓 발사체가 유리한 적도 가까이에 위치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발사체나 페어리(덮개) 등을 안전하게 낙하 △전파 간섭과 공역 제한, 군 작전지역·통제구역이 다른 지역보다 적음 등의 이점이 있다.

우주센터 조성사업은 연말쯤 착공해 2025년 6월을 목표로 진행된다. 위성 AIT(위성 조립 및 성능·기능 시험) 시설, 연구개발센터, 사무동, 게이트웨이 등을 만들기로 했다. 제주의 경우 우주센터 부지 확보와 인허가 등 행정적 지원과 함께 대학교에 우주 관련 학과를 개설하기로 했다.

우주센터는 옛 탐라대학교 부지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4월 25일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옛 탐라대 부지(30만4771㎡)에 ‘하원 테크노밸리’를 조성해 항공우주산업, 그린수소, UAM(도심항공교통) 기업을 유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협약에서 제주도는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 및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제조·영상서비스 등 우주 사업 추진에 필요한 운용부지 확보와 인허가 등의 정책환경 조성, 대학 학과개설 및 인력육성 프로그램을 위한 정책 지원을 한다고 밝혔다.

한화시스템은 제주에 우주 인프라를 구축하고, 선도인력 양성 프로그램 운영, 환경영향성 평가와 마을주민과 상생할 수 있는 협력방안 마련 등 주민 수용성 확보 등에 적극 협력한다.
제주형 우주경제-가치사슬
이번 협약은 ‘우주 체험’을 활성화하기 위해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는 점도 주목된다. ‘우주 체험’은 제주 우주산업 육성 비전의 5대 가치사슬의 하나로, 제주와 한화시스템이 함께 추진한다. 제주도와 한화시스템은 우주산업 교육분야에서도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해 왔다. 지난 4월 16일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작은 별 프로젝트-우주로 가는 길’을 열었고, 초·중·고로 찾아가는 ‘우주 교실’도 12회 진행했다.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는 “한화 우주센터를 구축해 제주 민간우주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고 제주형 우주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제주도와 긴밀히 협력하겠다”라며 “제주에서 UAM 사업도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오영훈 지사는 “위성 제조 선도기업인 한화시스템이 제주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면 연관기업들도 제주를 주목할 것”이라며 “한화시스템의 우주센터를 시작으로 제주에서 만든 소형 위성을 제주에서 우주로 쏘아 올리고 세계 곳곳으로 수출하게 될 미래가 곧 열린다”고 강조했다. 

제주도는 지난 2월 ‘제주 우주산업 육성 기본방향’을 발표한 뒤 우주기업 투자유치가 속도를 내고 있다.

우주기업의 시선이 제주로 향한데는 제주가 넓은 발사체 발사 가능 방위각과 전파 간섭이 적다는 지리적 이점과 함께 국가 저궤도 인공위성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제주시 구좌읍에 마련된 국가위성운영센터가 지난해 11월 본격적으로 가동한데 이어 항공우주연구원 추적소와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우주전파 인프라 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의 우주산업 육성 추진 방향은 ‘민간 주도·민간 중심’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 협력이다.

제주도·우주연구기관·우주기업·대학·민간협의체가 협력하는 J-우주 거버넌스를 디딤돌로 △위성 데이터 활용 △지상국 서비스 △소형 큐브위성 △우주체험 △친환경 민간 소형 발사체 등 5대 우주 가치사슬을 중점 육성한다.

제주도는 앞서 지난 5월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컨텍, SIIS, 아이옵스 등 4개 우주기업과 제주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대표적인 민간 발사체 기업인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는 제주 본사 이전과 함께 투자 협의 중이다. 옛 탐라대 부지와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를 후보지로 정했다. 아시아 유일 민간 지상국 서비스 기업인 컨텍은 제주시 한림읍 상대리에 100억원 규모로 투자한다. 위성 관제, 지상국 서비스 기업인 아이옵스는 지역 인력 채용을 확대한다.

제주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위성·항공·드론 영상 통합 분석 플랫폼 구축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오 지사는 “우주산업은 제주도 제조업 비중을 10% 수준으로 높여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 산업구조 개편의 큰 축이 될 것”이라며 “제주에 우주산업 앵커기업과 인재가 몰리고, 신산업 투자가 활성화되며 도민의 소득과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는 제주의 담대한 비전을 현실로 이뤄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