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찾아온 나·너·우리…추모와 회상의 방식도 ‘디지털화’
20대 윤여정·고 임윤택도 소환
가상인간 콘텐츠 다양화 ‘주목’
“고인 추모 방식도 달라질 것”
국방홍보원 국방TV는 지난 5일 ‘그날, 군대 이야기-고 박인철 소령을 만나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지난 2007년 7월 서해안 상공에서 KF-16 요격 훈련 도중 사고로 순직한 박 소령의 모습이 소개됐다.
영상 속 박 소령은 마치 살아있는 듯 어머니 이준선씨에게 “엄마, 보고 싶었어요”라며 인사를 건넸다.
그는 1984년 F-4E를 끌고 팀스피릿 훈련에 참여했다 순직한 아버지 고(故) 박명렬(공사 26기) 소령의 뒤를 이어 공군사관학교에 지원했다.
그러나 전투기 조종사가 된 지 약 50일 만에 훈련 중 사고로 27세의 꽃다운 나이에 순직했다.
어머니 이 씨는 앞서 한 방송사에서 먼저 떠난 가족을 가상현실(VR)로 구현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보고 아들을 향한 그리움이 커졌다고 했다.
이 씨의 바람을 현실로 만든 곳은 AI 스타트업 디오비스튜디오다. 디오비스튜디오는 가상얼굴 그래픽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로 가상인간 콘텐츠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디오비스튜디오는 이같은 방식으로 한 보험사 광고 영상에 쓰일 배우 윤여정씨의 20대 모습을 구현하기도 했다.
또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얼라이브’를 통해 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난 그룹 울랄라세션의 리더 고(故) 임윤택 씨의 라이브 무대를 선보였다. 이 콘텐츠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2022 뉴디미어 콘텐츠상’ 대상을 수상했다.
박 소령의 모습을 복원하는 데에는 윤 씨의 20대 모습을 복원한 가상얼굴 편집 기술과 임씨의 목소리를 복원한 음성 AI 기술 전문기업 휴멜로의 기술이 활용됐다.
디오비스튜디오는 일찌감치 가상인간 유튜버 루이, 가상인간 아일라를 선보이면서 콘텐츠 다양화를 위해 힘써 왔다.
디오비스튜디오의 가상인간은 ‘놀이’에 초점을 맞춘다. 다른 기업들이 가상인간을 통해 광고 수익이나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목표로 하는 것과는 차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디오비스튜디오가 선보인 가상인간들은 각각의 세계관을 토대로 노래, 춤, 여행,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디오비스튜디오는 “고인을 더욱 생생하게 느끼면서 추모할 수 있는 경험이 확산하면 고인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적어도 고인의 얼굴이 점점 잊혀질까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했다.
이씨는 AI로 복원한 아들을 만난 이후 이렇게 말했다.
“인철이 살아있을 때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정말 좋았어요. 너무 엄마 곁을 빨리 떠나서 안타깝고 아쉽지만 사랑한다는 말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멋진 청년 훌륭한 군인이었다고 생각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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