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벵거 동상' 디자인 궁금해?...맨유 원정 '벤치 만세 짤' 인기 만점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아르센 벵거 전 아스널 감독 동상이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 세워질 예정이다. 디자인만 결정하면 된다.
글로벌 매체 ‘골닷컴’은 6일(한국시간) “아스널은 홈구장 에미레이트 스타디움 근처에 벵거 감독 동상을 세우기로 밝혔다. 이는 아스널이 2003-04시즌에 달성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패 우승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아스널은 벵거 감독 동상 예상 디자인을 디지털화하여 전 세계 팬들에게 공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아스널은 벵거 감독과 그의 가족, 무패 우승 멤버들을 초청해 특별한 축하 파티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스널 팬들은 동상 디자인에 큰 관심을 드러냈다. 동상 특성상 한 번 제작하면 디자인을 변경할 수 없고, 오래도록 상징적인 의미를 품고 있기에 처음 만들 때 제대로 만들자는 주장이다. 모범적이지 않은 사례가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조각상은 선수 본인과 닮지 않아서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구단이 벵거 감독 조각상을 경기장에 설치한다고 밝히자, 아스널 팬들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각자 원하는 디자인을 나열했다. 벵거 감독이 아스널 황금기를 이끌 때 모습이 담겨있다.
그중에서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 경기에서 벵거 감독이 두 팔을 벌려 심판에게 항의하는 장면이 인기를 끈다. 해당 경기는 2009년에 맨유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렸다. 후반 추가시간에 아스널 공격수 로빈 반 페르시가 2-2 동점이 되는 극장골을 넣었지만 부심은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이에 격분한 벵거 감독이 물병을 걷어찼다. 바로 앞에서 이를 본 대기심은 마이크 딘 주심에게 벵거 감독의 ‘물병 차기’를 보고했다. 딘 주심은 벵거 감독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다만 ‘어디로 가’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벵거 감독은 벤치 옆 계단을 터벅터벅 걸어 올라가 본부석 한 가운데 섰다. 그리곤 두 팔을 넓게 벌렸다.
벵거 감독은 딘 주심에게 “도대체 어디로 나가라는 거냐”며 따졌다. 이미 승기를 잡은 맨유 팬들은 벵거 감독의 돌발 퍼포먼스를 보며 박수를 쳤다. 이 짧은 장면은 2000년대 프리미어리그를 상징하는 ‘밈(meme)’으로 오래도록 회자된다.
올드 트래포드는 타구장과 다르게 퇴장 터널이 벤치 옆이 아닌 코너플래그 쪽에 있다. 따라서 벵거 감독은 주심의 모호한 지시를 듣고 벤치 위에 올라선 것이다. 훗날 벵거 감독은 이 장면을 떠올리며 “사실은 어디로 나가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한편, 또 다른 동상 디자인 후보로는 벵거 감독이 에미레이트 스타디움 공사 현장에서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 완공된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허리춤에 손을 올리고 있는 모습, 무패 우승 시절 프리미어리그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는 모습이 거론된다.
[사진 = 아스널·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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