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가격 내리는데 '피자헛' 나홀로 슬쩍 인상…"피자 4만원 시대 여나"
립스테이크&쉬림프 피자(L) 한 판 3만7900원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국내 주요 피자 프랜차이즈인 한국피자헛이 최근 제품 가격을 전격 인상했다. 정부가 서민 물가 안정을 위해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면서 식품·유통·외식업계 전반으로 가격 인하·동결 움직임이 확산하는 것과 상반된 행보다.
피자헛은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입장인데, 대다수의 다른 외식 업체들은 "물가 안정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감내하고 있다"며 동결·인하하고 있다.
일각에선 피자헛이 가격 인상으로 실적 악화를 만회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가격 인상으로 오히려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경우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6일 외식 업계에 따르면 피자헛은 지난달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프리미엄 피자·사이드 메뉴 일부 가격을 인상한다고 '깜깜이 공지'를 했다. 언론 발표 등 별도의 대외 공표 없이 슬쩍 가격을 올린 것이다.
피자헛은 홈페이지를 통해 "지속적인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해 6월29일부터 불가피하게 일부 메뉴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가격 인상이 적용된 메뉴는 ▲돈마호크 ▲토핑킹 ▲돈마호크 ▲토핑킹 ▲립스테이크 ▲케이준 더블쉬림프 ▲슈퍼슈프림 ▲직화불고기 ▲베이컨포테이토 ▲토핑킹&슈퍼슈프림 ▲립스테이크&쉬림프 등 9종이다.
라지 사이즈는 1000원씩, 미디움 사이즈는 600원씩 각각 올랐다. 이에 따라 립스테이크&쉬림프, 토핑킹&슈퍼슈프림 피자는 라지 사이즈 기준 3만7900원으로 오르는 등 피자 라지 한 판이 4만원에 육박하게 됐다. 엣지나 토핑을 추가 선택하면 4만원을 훌쩍 넘는다.
최근 국내 식품 업계에선 라면·과자 등 제품가를 인하하거나 동결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정부가 국제 밀 시세 하락을 이유로 물가 안정 협조를 권고하고 나선 데 따른 것이다.
농심을 시작으로 삼양식품·오뚜기·팔도 등 라면업체에 이어 롯데웰푸드·해태제과 등 제과업체는 이달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내렸다.
대한제분도 이달부터 밀가루 가격을 평균 6.4% 내리기로 했다. 밀가루를 주원료로 하는 SPC그룹의 SPC삼립·파리바게뜨와 CJ푸드빌의 뚜레쥬르 등 제빵 업체들도 주식으로 애용되는 일부 빵 제품 가격을 내리기로 하는 등 물가 안정에 동참키로 했다.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한 기업도 있다. 동원F&B는 이달부터 스위트콘 등 통조림 5종 가격을 올릴 예정이었으나 인상 계획을 취소했다.
편의점 업계도 자체 브랜드(PB) 제품 가격을 내리고, 아이스크림 공급 가격이 올랐음에도 판매 가격을 동결하기로 결정하는 등 가격 인하 러시는 유통 업계에도 확산하고 있다.
치킨·버거 업계에서도 가격을 동결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BBQ·bhc 등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세에도 당분간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맥도날드도 가성비 좋은 메뉴를 선보이며 물가 안정에 기여할 것란 방침이다.
피자헛과 함께 국내 3대 피자 업체로 꼽히는 도미노피자(청오디피케이)와 미스터피자도 "당분간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피자는 밀가루를 많이 쓰는 외식 품목 중 하나다.
가격 인하나 동결을 선언한 업체들은 "원부자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물가 안정을 위해 내부적으로 이를 감내한다"는 입장이다.
언제까지 가격을 동결 혹은 인하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지만, 고물가가 계속되는 가운데 서민들과 함께 고통 분담을 한다는 사회적 의미 차원에서 소비자들에게 환영받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에서도 피자헛이 거침없는 나홀로 가격 인상을 강행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피자헛 관계자는 "이번 가격 조정은 식재료 인상 뿐만 아니라 인건비, 전기세 등 전체적인 제반 비용 상승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피자헛이 가격 인상을 통해 실적을 만회하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피자헛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영업손실이 2억5600만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5.6% 소폭 증가한 1020억900만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2019년 이후 내림세다. 2019년 당시 62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2020년 56억원, 2021년 4억4300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1인 가구 증가와 외식 트렌드 변화 및 냉동 피자 인기에 국내 피자 시장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면서 피자헛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피자헛은 배달 영업 뿐 아니라 매장 운영 판매 전략도 병행하고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인한 타격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식품 및 유통·외식 업계 할 것 없이 고통 분담 차원에서 가격을 동결하거나 인하하는 상황에서 피자헛이 가격을 인상한 것은 오히려 악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피자헛은 1991년 6월 설립해 식음료 사업을 영위 중이다. 국내 사업자들과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고, 미국 본사인 얌(Yum!)과 체결한 계약에 따라 일정 금액의 기술 도입료를 지급한다.
한국피자헛은 설립 당시 음료 생산기업인 펩시코 등으로 주주가 구성됐지만, 여러 차례 지분 변동을 거쳐 현재 투자회사 오차드원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피자헛은 2017년 오차드원(ORCHARD ONE)에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오차드원은 1980년생 김유나 대표가 경영을 이끌고 있다. 김유나 대표의 부친인 김광호 KHI인베스트먼트 회장이 오차드 사내이사로 등재돼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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