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지분 조합장’ 금지법, 은마 조합장 선거 영향받나

8월 은마 조합장 선거 임박… 현 추진위원장 지분 관건
소량 지분 주고 ’스타조합장’ 영입도 어려워질 듯

소수의 지분만 가진 조합장 이른바 ‘쪽지분 조합장’을 금지하는 법안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내달 열리는 은마아파트 조합장 선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제는 최다 지분을 소유한 사람만이 조합 임원이 될 수 있어 재건축 사업장에서 ‘스타 조합장’에게 소량 지분을 주고 조합 임원으로 영입하는 일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오는 8월 19일 조합설립을 위한 총회를 연다. 조합장과 대의원을 뽑는 자리로, 후보등록 신청기간은 이달 7일부터 14일까지다. 조합장 후보로는 당초 현 추진위원장인 최정희 위원장이 단독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비대위인 은마아파트소유자협의회(은소협)의 이재성 대표가 후보 등록 자격을 충족해 2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합장 후보 등록을 위해서는 소유주 추천서 500장을 추후 확보해야 한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조선DB

이재성 은소협 대표는 “은소협에 소유주 1800여명이 소속돼 있어 후보 등록을 위한 추천 인원을 이미 확보했다”면서 “추진위원회 측 후보 한 명과 은소협 후보 한 명 등 총 두 명이 후보로 등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서울 강남권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은마아파트의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안이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변수로 등장했다. 그동안에는 정비사업에소 소수의 지분을 보유한 소유주도 조합장이 될 수 있었는데 이 자격이 강화되는 것이다. 개정안에는 정비구역 내에서 조합원이 하나의 건축물 또는 토지의 소유권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경우 최다 지분을 소유한 자에 한해 조합설립추진위원회의 추진위원, 조합임원의 자격을 부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법안은 상정 당시부터 은마아파트 현 추진위원회를 정조준했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지난해 정부가 추진 중인 광역교통망 GTX-C 노선이 은마아파트의 지하를 관통하는 것으로 확정되자 은마 추진위 측은 강력 반발했다. GTX-C 노선의 우선협상시공사인 현대건설이라는 데 착안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거주지의 현수막을 내거는 등 강성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때 시위를 주도한 최 추진위원장이 은마아파트 한 가구의 0.01%의 지분을 가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4424가구 중 한 가구의 1만분의 1에 해당하는 지분을 가진 분이 앞장서서 전체 사업뿐만 아니라, 총 4조3000억원이 들어가는 국책사업을 좌지우지 하려는 것, 공금을 동원한 불법적 행동을 취하고 있는 것에 대해 행정조사권을 비롯해 국토교통부가 행사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최 추진위원장은 가족 명의의 은마아파트 한 채를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후보 추천일 하루 전인 이날까지 등기로는 확인되지 않았다. 추진위원회 측은 예정대로 최 위원장을 조합장 후보로 등록할 계획으로, 최 위원장은 곧 매수한 아파트가 등기로 올라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조합장 및 임원 선거 관련 공고가 나오면 예정대로 후보 등록을 할 것”이라면서 “이후 자세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최정희 위원장은 “갖고 있는 자산을 처분해 지분 51%를 확보했다”면서 “등기소에 등록을 하는 과정에서 고소, 고발 등이 이어져 등기가 올라가는 일정이 지체되고 있다”고 했다.

이번 개정안으로 일부 재건축 사업장에서 이른바 ‘스타조합장’에게 소량의 지분을 주고 영입하는 일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부 강남의 재건축 사업장에서는 반포의 대규모 재건축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한 조합장을 조합 임원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강남병)은 “은마아파트를 비롯해 강남의 재건축 사업장에서 조합장의 지분을 둘러싸고 갈등이 적지 않았다”면서 “당초 지분 50% 이상을 기준으로 정하려다가 다소 완화한 것으로 향후 재건축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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