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영끌 줄었나" 1분기 가계 여윳돈 76.9조… 3년 만에 최고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1분기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올 1분기 중 국내 순자금운용 규모는 1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5조1000억원) 대비 축소됐다. 2020년 2분기 이후 11분기 만에 최저 수준이다.
순자금운용은 각 경제주체가 쓸 수 있는 여유자금을 말한다. 예금이나 보험, 연금, 펀드, 주식 등으로 굴린 돈을 나타내는 자금운용액에서 차입금 등 자금조달액을 뺀 수치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여유자금은 76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64조8000억원) 대비 12조1000억원 확대됐다. 이는 2020년 1분기(81조원) 이후 최고치인 동시에 역대 두번째로 큰 규모다.
이처럼 소득이 1년 전과 비슷하고 소비도 급증하지 않은 상황에서 1분기 가계 순자금운용이 늘어난 것은 주택 투자가 부진한 영향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대출금리 상승과 부동산 경기 둔화 등으로 대출 수요가 줄면서 가계는 대출금을 중심으로 자금조달을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가계 자금조달은 마이너스(-) 7조원으로 전년 동기(+24조4000억원)과 비교해 31조4000억원 급감했다. 이 중 대출이 -11조3000억원으로 1년 전(+21조4000억원)보다 32조7000억원 줄었다. 가계 자금조달액과 대출액이 이같은 규모로 감소한 것은 2008년 말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가계의 자금운용의 경우 금리 상승, 주식시장 부진, 안전자산 선호 등에 따라 저축성 예금과 채권의 운용은 증가했으나 주식 운용은 감소했다.
가계의 저축성 예금 운용은 지난해 1분기 42조3000억원에서 올 1분기 50조2000억원으로 1년 5새 7조90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채권 운용은 -1조4000억원에서 4조6000억원으로 상승 전환했다.
반면 주식 운용은 지난해 1분기 14조원에서 올 1분기 -2조9000억원으로 하락 전환했다. 가계 여윳돈이 예금·채권으로 몰린 반면 주식 투자 열기가 식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가계의 전체 금융자산에서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분기 43.5%에서 올 1분기 44.5%로 올랐다. 이는 2012년 4분기(44.7%) 이후 최고 수준이다.같은 기간 채권은 2.6%에서 3.0%로, 주식은 17.8%에서 19.8%로 확대됐다.
비금융 법인기업의 경우 순조달 규모가 42조3000억원으로 1년 전(35조3000억원)에 비해 7조원 확대됐다. 수출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 등 기업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순조달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 조달은 1분기 -3조9000억원으로 1년 전(117조8000억원)보다 100조원 넘게 증발하며 2012년 4분기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이 중 기업 대출이 53조3000억원에서 36조5000억원 줄어든 16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회사채 발행 여건이 개선되면서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채권 발행이 늘었지만 높은 금리와 부정적 경기 전망 등으로 대출 수요가 줄면서 조달이 크게 감소한것이다.
자금운용 역시 기업실적 부진, 이자 부담 등으로 예금 인출 수요가 확대되면서 대폭 줄었다. 기업의 자금 운용은 지난해 1분기 82조5000억 원에서 올 1분기 -46조 2000억원으로 감소 전환했다.
일반정부의 경우 순조달 규모가 10조7000억원에서 23조1000억원으로 1년 만에 약 2배 확대됐다. 경기둔화, 부동산 시장 위축 등에 국세수입이 감소하면서 국세 수입이 111조1000억원에서 87조1000억 원으로 감소한 영향이다.
특히 정부가 한은 등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 조달한 자금규모는 역대 최대인 31조원으로 집계됐다. 한은 대출금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정부가 국채 발행을 줄이는 대신 한은 차입금을 많이 조달한 영향이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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