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빵값 또 '뚝'.. '빵빵' 계속 내려가나 싶지만, "멀었다, 그러면 어떻게?"
15종 품목 평균 5.2%↓, 업계 참여 계속
가공식품·외식물가 높아.. 체감도 "아직"
원자재 이외 비용 커.. "가격 인하 어려워"
소비 부진 지속.. 경기 부양 등 효과 한계
지난달 28일 제빵기업인 SPC그룹의 빵 가격 인하 발표 이후, '검토 중'이라던 CJ푸드빌이 가격 인하를 공식화하면서 빵값 인하 대열이 제법 길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의 '라면값 인하' 압박 이후 식품업계 전반으로 도미노 인하가 이어지는 모양새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외식 등 각종 먹거리 가격은 이미 오를 대로 올라 체감물가 수준을 크게 떨어뜨리진 못하는 탓입니다.
가뜩이나 버는 것은 제자리인데, 가격 인하에 따른 소비 진작효과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기 부양효과도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가공식품은 물론, 외식 물가가 여전히 소비자 부담을 더한다고 보고 정부는 지속 관리 수위를 높이겠다는 입장입니다.
시장 질서, 더구나 개별 품목들에 대한 정책 개입이 과연 긍정적 효과만 낼진 불투명합니다. 그렇다고 손놓고 있을 수 만도 없는 노릇이라 체감도를 더할 인하 흐름으로 이어질지 업계 대응 수위가 주목됩니다.
■ SPC 이어 뚜레쥬르, 인하 동참.. 15개 제품 5.2% 내려
식품업계에 따르면 SPC에 이어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가 이달 내로 단팥빵과 크림빵 등 15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5.2% 인하하기로 했습니다. 소보로빵과 단팥빵, 크림빵 등 판매 가격이 100∼200원 정도 내려갈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6일) 뚜레쥬르 측은 국제곡물 가격 하락세에 맞춰 주요 제품 가격을 내려 식품업계의 물가 안정 노력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인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같은 뚜레쥬르의 제품 가격 인하는 2010년 이후 13년 만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경쟁 제빵기업인 SPC그룹이 지난달 28일 식빵류와 크림빵, 바게트 등 30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5% 내렸습니다.
농심과 삼양식품, 롯데웰푸드, SPC 등 식품업체들은 지난달 정부의 ‘라면값 인하’ 권고 이후 잇따라 제품 가격을 내리는 상황입니다.
식품업계의 가격 인하 흐름은 최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라면값 인하' 발언에서 비롯됐습니다.
농심이 대표 라면과 스낵(과자)류 품목 1개씩의 각각 4.5%, 6.9% 인하한데 이어 삼양식품은 12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4.7% 내리기로 했습니다.
또 롯데웰푸드가 대표 과자 3종 가격을 편의점 기준 1,700원에서 1,600원으로 인하합니다.
■ 체감 물가 '아직'.. 빙과류 인상, 외식 "가격 고수"
이같은 상황에도 체감 물가는 크게 개선된 모습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만 해도 2%대로 떨어졌습니다. 휘발유 등 석유류 가격 하락 폭이 확대되고 서비스 가격 상승이 둔화한 때문으로, 통계청의 '2023년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 지수는 111.12(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7% 올랐습니다. 물가 오름폭이 2%로 축소된 건 2021년 9월(2.4%) 이후 21개월 만입니다.
앞서 살폈듯 정부의 가격 조정 압박으로 라면과 제과, 제빵기업 등이 가격 인하 조정에 나서, 최근 동원F&B 등이 일부 통조림제품 가격 인상을 예정했던 걸 보류하는 등 가격 조정 참여 폭은 커지는 양상이지만 실질적인 소비자 체감도는 크게 나아졌다는 반응을 찾기가 어려워보입니다.
여름성수기 대목을 맞은 아이스크림 등 빙과업계에선 뚜렷한 '가격 인하'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기도 합니다. 이미 상반기 가격을 인상해 현재 가격 수준을 유지하거나 되레 가격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업계는 가격 인상?동결에 대해 원유?설탕 등 주재료가 밀가루처럼 가격이 내려가지 않았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물가 인상 주축으로 꼽히는 외식 역시도 물가 상승 폭이 커, 물가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외식업계 "제반 비용 부담 커, 인하 쉽지 않아"
외식업계에 따르면 식품업계와 유통기업들이 지난 1일자로 소비자가격을 조정한 이후, 식당가 등으로도 가격 인하 요구가 나오지만 입장은 엇갈리는 상황입니다.
업계에선 팬데믹 기간 외식 수요 감소로 손실 폭이 확대된데다 가격이 고공행진 중인 식자재가 많고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이 크게 올라 현실적인 가격 인하가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가가 아닌 이상, 임대료 부담과 함께 인력난도 가중되는 상황"이라면서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매출이 크게 늘지 않는데다 올여름 폭염까지 예고돼 전기료까지 올라 갈수록 경상비용이 늘어날 처지라 부담만 커지는 실정"이라과 호소했습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이 7.5%, 개인서비스 중 외식 물가가 6.3% 등으로 올라 소비자물가지수(2.7%)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가공식품 주요품목 상승률은 라면(13.4%), 빵(11.5%), 스낵(과자)(10.5%), 우유(9.0%) 등 순으로 전체 가공식품 상승률을 웃돌았습니다.
■ "가공·외식물가 등 아직 높아".. 농축산물 등 수급대책 추진
이런 가운데 정책 개입 가능성은 지속 점쳐지면서 파장 추이에도 촉각이 모아지는 상황입니다.
실례로 5일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신임 차관의 경우 가공식품을 포함한 외식물가를 내리기 위해 직접 개입할수 있다면서, 외식업계의 비용절감을 위한 규제 해소 방안 검토 가능성도 내비쳤습니다.
특히 458개 물가 품목 가운데 가공식품·외식 부문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보고, 물가당국과 협업해 안정적으로 관리하도록 하고 식품·외식업계의 비용 부담을 높이는 규제도 살피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관련해 농식품부도 여름철 폭염, 집중호우 등이 농축산물 물가 변수로 작용할수 있다고 보고, 수급 안정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지난달 농축산물 소비자물가지수가 0.8% 하락하며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배추 도매가격은 지난해보다 낮게 형성됐지만, 여름철 생육 장애로 배추 생산량이 크게 줄어 가격이 오를 경우엔 정부 비축 물량 1만 톤(t)을 시장에 방출하기로 했습니다.
또 한우, 돼지, 계란 등 축산물 가격도 일부 도매가격이 올랐지만 공급이 점차 늘어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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