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이창열 교수팀, 섭입 해양판 자화 감소 원인을 새롭게 설명
‘커뮤니케이션즈 지구 & 환경(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 게재
연세대학교 이창열 교수(지구시스템과학과) 연구팀은 압력 증가가 섭입 해양판의 잔류자화세기 감소 원인임을 컴퓨터 수치모델링으로 규명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지구과학 학술지 '커뮤니케이션즈 지구 & 환경(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지난 4일(현지시간) 게재됐다.
암석에 포함된 다양한 광물 중 자석의 성질을 띠는 자성광물은 생성 당시 지구자기장의 방향을 잔류자화(remanent magnetization)의 형태로 저장하므로, 대륙의 이동과 과거 기후 변화를 밝히는 등 다양한 연구에 활용됐다. 특히, 잔류자화가 발생시키는 자기신호(magnetic signal/magnetic anomaly)는 지질과학의 가장 중요한 발견 중 하나인 해저확장설을 도출해 판구조론을 정립하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현재는 광물자원 개발 및 달과 화성 등 외계 천체 탐사에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기존 잔류자화 연구들은 자기신호를 측정 및 분석해 동일본 섭입대에서 태평양판이 침강함에 따라 해양지각 내 자성광물의 잔류자화세기가 감소함을 보고했으며, 이는 섭입 해양지각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자성광물이 큐리온도(Curie temperature)에 도달해 잔류자화를 상실하는 열소자 현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과연 동일본 섭입대에서 침강하는 차가운 해양지각 온도가 열소자 현상을 일으킬 정도로 상승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밝혀진 바가 없었다.
이를 규명하기 위해 연세대 한동우 석사(제1저자)와 이창열 교수(교신저자)는 강원대 박용희 교수(공동저자)와 함께 동일본 섭입대에서 측정되는 잔류자화세기 감소를 설명하기 위한 고해상도 컴퓨터 수치모델링을 수행했다. 본 연구는 기존 연구에서 발전해 암석 내 공극을 따라 흐르는 열수의 거동을 섭입 전후의 해양지각에서 모두 고려했다.
연구 결과, 섭입대 해양지각의 온도가 주요 자성광물의 잔류자화 상실을 발생시키기 위한 큐리온도(300~400℃)에 도달하지 못함을 보였다. 이는 해양지각 내 자성광물이 열소자에 의해 잔류자화를 상실한다는 기존의 설명을 반박한 것으로, 대신 압력 증가에 의한 자성광물의 상전이(phase transition)와 압력 유래 소자(pressure-driven demagnetization)가 해양지각의 잔류자화세기 감소의 원인임을 학계 최초로 제시했다. 또한, 본 연구는 섭입대 지열 분포와 해양지각과 상부지각 경계에서의 마찰계수를 사실적으로 설명해 섭입대 지진 발생 기작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를 통해 전 세계 다수의 섭입대에서 관찰된 잔류자화세기 감소의 원인이 섭입 해양지각의 온도 상승에 의한 열소자가 아닌 압력 증가에 의한 상전이 및 압력 유래 소자임을 예상할 수 있었으며, 이를 증명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진행 중이다.
제1저자로 참여한 한동우 석사는 "온도 증가가 잔류자화 상실의 원인이라는 고정 관념을 깨고 새로운 해석을 제시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기쁘며 후속 연구를 수행해 압력 증가가 섭입대에서의 잔류자화세기 감소를 설명하는 보편적인 원인임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원대 박용희 교수는 "이 연구는 그동안 거의 주목받지 못했던 압력 증가에 의한 자성광물의 소자 작용에 대한 연구를 다시 활성화시킬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전했으며, 이창열 교수는 "한동우 석사가 학위 과정 중 기존 연구를 날카롭게 분석, 반박하고 대안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신진과학자로서의 잠재성을 잘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한동우 석사는 현재 연세대 산학협력단 석사후 연구원으로, 오는 10월 영국 옥스퍼드대 박사과정에 진학해 지자기학과 지구동력학을 결합한 융합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특히, 한동우 석사는 옥스퍼드대의 유서 깊은 장학제도인 클라렌던 장학생(Clarendon scholarship)으로 선정돼 박사과정 동안 학비 및 생활비를 전액 지원받는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한동우, 이창열, 박용희 교수), 연세대(이창열 교수)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배석현기자 qotjrgussl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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