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탈모증 새로운 치료법 나올까···원인 면역세포 발견
원형탈모증을 일으키는 새로운 면역세포를 국내 연구진이 발견했다. 원형탈모 치료법이 개발될 가능성도 나온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석준 교수와 카이스트(KAIST) 의과학대학원 박수형·신의철 교수, 조성동 연구원으로 구성된 연구진은 원형탈모증을 일으키는 새로운 면역세포를 발견하고 치료 전략을 제시한 연구 논문을 ‘네이처 이뮤놀로지(Nature Immunology)’ 최신호에 게재했다고 6일 밝혔다.
원형탈모는 염증성 자가면역질환으로 유병률이 1~2% 수준이어서 비교적 흔히 발생한다. 털이 빠지는 범위의 탈모반이 원형 형태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머리카락을 비롯해 털이 자라는 인체의 모든 모낭에서 발생해 심하면 전신 탈모로도 진행될 수 있다. 원형탈모 환자들은 외모에 많은 변화가 생기고 치료가 어려워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연구진은 원형탈모 환자와 원형탈모를 유도한 쥐의 피부조직·혈액 등을 분석한 결과, ‘가상기억 T세포’에서 유래한 새로운 면역세포군이 원형탈모증을 일으키는 핵심 원인임을 규명했다. 가상기억 T세포는 항원이 체내로 들어와 자극을 발생시키지 않은 상태에서도 이미 항원에 맞서는 면역 기능이 활성화된 상태의 세포군이다. 이들은 바이러스, 박테리아, 기생충 감염 등을 조절하거나 암세포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원형탈모 증상이 있는 쥐에서만 선택적으로 병을 일으키는 세포군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함께 이 세포군이 어떤 과정을 거쳐 유도되는지도 밝혀냈다. 면역세포가 보내는 신호 역할을 하는 면역조절 단백질 사이토카인(IL-12, IL-15, IL-18)이 가상기억 T세포를 활성화하면 세포를 파괴하는 능력이 강한 면역세포군으로 분화된다. 이렇게 활성화된 면역세포는 모낭세포를 파괴해 원형탈모증을 유발했다.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상기억 T세포가 활성화된 후 오히려 염증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 밝혀진 것이다
또한 연구진은 해당 면역세포가 모낭세포를 공격하기 전에 사이토카인과 수용체(NKG2D)의 기능을 억제하면 원형탈모증 발생을 막을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석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원형탈모가 발생한 쥐뿐 아니라 인체에서도 가상기억 T세포의 역할이 있을 가능성이 큼을 확인했다”며 “이 결과를 토대로 원형탈모증이 유발되는 원인을 선택적으로 치료하면서 부작용은 줄인 치료제 개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수형 교수도 “추가 연구를 통해 항체 치료제를 신약 개발한다면 다양한 만성 염증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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