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이어 PSMC도 日공장 설립, 일본·대만 '반도체 동맹' 덩치 키운다

PSMC-SBI 日공장 건설 착수
2년 내 28나노 車반도체 공급

황충런 대만 PSMC 회장

【도쿄=김경민 기자】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들이 일본에 잇따라 생산 거점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1위 TSMC에 이어 8위 PSMC도 일본에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공식화하면서 일본과 대만의 반도체 동맹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PSMC-SBI 日공장 건설 착수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및 대만 연합보 등에 따르면 PSMC는 전날 일본 SBI홀딩스와 손 잡고 자동차 및 산업기기에 사용하는 반도체의 파운드리 생산 거점을 일본에 마련한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공동 출자 회사를 설립해 사업계획 수립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공장 건설에는 수천억엔이 투입되며 이르면 2020년대 중반께 공장을 가동할 전망이다.

신설 회사의 출자비율과 공장 건설지는 아직 검토 중이다. 후보 보지는 현재 3~4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PSMC 본사 전경. 연합뉴스

2년 내 28나노 車반도체 공급

황충런 PSMC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공장 입지가 정해지면 2년 안에 회로선 폭이 28나노 반도체를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회로 폭이 40나노 이상인 칩을 주력으로 생산해온 PSMC는 일본 공장이 가동될 때까지 28나노 공정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28나노는 이미지센서와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공정이다.

황 회장은 "일본에 생산 거점을 만들면 일본 반도체의 안정적인 공급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리에게도) 일본에 진출할 큰 기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성공을 위해서는 기술력뿐 아니라 자금조달도 중요하다"면서 "SBI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에 기타오 요시타카 SBI홀딩스 회장은 "우리는 PSMC가 정부 보조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공장 부지를 찾도록 도울 예정"이라며 "지금이 일본 칩 제조 시장에 들어갈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기타오 회장은 또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30년까지 100조엔(약 906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지금이 대만 기업과 협력해 일본 반도체 산업을 부흥시킬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TSMC 이어 PSMC도 日공장 설립, 일본·대만 '

"자금조달 확정 안 된 아직은 계획 수준" 지적도

다만 대만 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PSMC가 일본 측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에 불과하다며 공장 건설까지 이어질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도 있다.

연합보는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12인치 웨이퍼 공장을 건설하려면 3000억 대만달러(약 12조5000억원) 이상이 필요한데 구체적인 투자계획·정책 보조금 등과 관련한 사항이 제시되지 않아 앞으로 진전 상황은 계속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1994년 미쓰비시전기로부터 기술협력을 받아 설립된 PSMC는 대만 최대의 휴대폰 칩 설계업체인 미디어텍을 비롯해 다양한 로직 및 메모리 칩을 위탁생산하는 업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PSMC는 1%의 시장점유율로 8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