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혁신위, 송영길·김영주·이상민 공개저격…"왜들 그러시나"

오문영 기자 2023. 7. 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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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제6차 혁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3.7.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혁신위)가 6일 민주당 지도부와 의원들을 겨냥해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현재의 민주당이 기득권에 안주하며 국민의 눈높이를 한참이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의 분열을 조장하는 일까지 내부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일부 인사들을 공개 저격했다.

혁신위는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공개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혁신위가 공개회의를 연 것은 지난달 20일 위원회가 공식 출범한 뒤로 처음이다. 혁신위는 사전 공지를 통해 "모두발언을 공개한 뒤에 비공개로 (회의를) 전환하겠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혁신위원들은 이 자리에서 당 지도부와 의원들을 향해 쓴소리를 냈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혁신위가 출범하고 2주가 지났다"며 "짧은 기간이지만 집중적인 분석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국민이 민주당에 대해 느끼는 실망감과 당 내부인들이 스스로 바라보는 인식 간에 상당한 괴리가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기득권에 안주하며 국민의 정치에 대한 불신과 혐오, 그리고 당이 위기에 대해 절박해 보이지 않았다"며 "더욱이 일부 당의 인사들이 탈당과 신당, 분당 등을 언급하며 당의 분열을 조장하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당과 대한민국의 운명보다는 자기 정치에 급한 나머지 자중지란(같은 편 사이에서 일어나는 혼란)의 모습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으로부터 겨우 일상에 복귀한 국민들인 내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우리 정치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하는 뚜렷한 변화와 시대상을 주문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윤리적이고 신뢰할만한 정당의 모습을 갖추고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 자리에 연연하며 공사 구분 못 하는 행태에 대한 처방이 필요한 시기"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끝으로 "민주당이 혁신의 필요성과 국민들의 요구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혁신 필요성에 대해 다시 고민하고, 당을 흔들거나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을 반복하지 않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서복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혁신기구 발족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6.2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 위원장 발언 이후 다른 위원들도 민주당으로부터 변화하겠다는 의지를 찾아보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민주당 인사들이 거론되기도 했다. 이를테면 서복경 위원이 "우리가 기강이나 기율이 없는 조직을 민주적 조직이라 하지 않는다. 오합지졸이나 콩가루 집안이라고 한다"며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와 김영주·이상민 민주당 의원을 콕 짚어 저격했다.

서 혁신위원은 "최근 민주당을 보면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분들이 왜 그러시나 모르겠다"며 "김영주 부의장, 사과하는데 며칠까지 걸릴 일이었는지 이해가 안 간다. 송영길 전 대표, 검찰과의 싸움은 법정에서 하시라. 이상민 의원, 옆집 불구경하시는 게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김 의원이 지난 3일 국회 본회의 도중 지인과 일본 골프 여행을 의논한 사실에 대해 뒤늦게 사과한 것, 이른바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수사받는 송 전 대표가 검찰이 기획 수사를 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 이 의원이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분당 가능성을 언급한 일에 대해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혁신위가 제시한 첫 혁신안에 대해 당 지도부가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데 대한 비판도 나왔다. 앞서 혁신위는 지난달 23일 첫 혁신안으로 △의원 전원의 불체포특권 포기 △체포동의안 당론 가결 등을 발표했다. '혁신위 제안을 전폭 수용하겠다'던 당 지도부는 "당론으로 부결을 정하지 않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혁신안 의견수렴을 위한 의원총회(의총)도 아직까지 열리지 않고 있다.

윤형중 혁신위원은 "혁신위는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내려놓자고 제안했다"며 "지금의 검찰권 행사가 정당하다고 생각해서 제안을 내놓은 것이 아니다. 현재 국민 눈높이에서는 칼을 든 검찰이나 철갑을 두른 민주당이나 똑같아 보이기 때문에 제안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민주당은 '불체포특권이 필요하다. 우리가 정당했다. 검찰권 행사가 부당하다'는 대국민 설득에 완전히 실패했다.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고 사실과 논리로 싸우자고 제안한다. 그래야 신뢰를 회복하고 다음 혁신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혁신위는 이날 회의 등을 거쳐 조만간 2호 혁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비위 혐의자가 징계 회피를 목적으로 탈당할 경우 복당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내용의 혁신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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